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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ara

눕고만 싶다. 무슨 유행처럼 고층 건물 옥상에는 정원이 있고 작은 놀이터가 꾸며져 있다 누가 저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그네를 탈까 가끔 잿빛 구름만 시소에 걸터앉아 담배 연기 피워 올리는 일군의 사내들을 지켜보기도 하는 거인의 정원은 늘 비어 있다 세상은 이미 꿈을 잃어버린 지 오래 거인은 동화 속에서나 어깨의 근육을 키울 뿐, 어린 소년이 성흔(聖痕)의 손바닥을 내보여도 세상은 동화속에서나 꽃을 피우고, 새들의 노래소리를 들려줄 뿐 더위에 들뜬 바람만 드나드는 저 건물 옥상에는 아무도 앉지 않는 그네와 시소와 미끄럼틀과 저곳을 지키는 손바닥 거인만이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언젠가 머리칼이 하얗게 센 소년이 저곳을 떠나더라도 어느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 배영옥 시 '손바닥 거인' 모두 * 세상사는 이야기는 지.. 더보기
무어라 말 할까?!...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 오르텅스 블루 시 '사막' 모두 * 군중속의 고독은 아니더라도,, 막상 누군가가, 대화의 상대가 필요해 소위 절친한 '지인'들에게 수없이 전화를 눌러도 통확가 되지않는 시간이 있다. 우리가 많은 말을하며 사는것 같아도 쓸데없는 말이 얼마며, 정말 때로는 하루에 꼭 필요한 몇마디만 하고, 입에 거미줄이 생길 정도로 입을 열지않는.. 외로운 사람이 많은 세상이다. 새벽같이 깨어나 길을 나서며 뿌옇게 밝아오는 길속을 달려온 텅빈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으면,, '외로움은 일과 같다' 라는 생각과 그 쓸쓸함이 고독이 때로는 친구같이 친근하다. 하지만 절대절명의 외로움과 직면 하면은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스스.. 더보기
염천(炎天)의 계절,, 아, 여름이다! 산의 구름다리를 오를 때마다 바하의 샤콘느를 듣는다 한 발, 내딛을 때마다 구름다리의 몸을 긋고 가는 현의 무게로 휘청거린다 바람의 활이 휘청거리는 구름다리를 위에서 아래로 굵게 훓고 지나간다 줄이 끝에서 보이지 않게 떨리는 生 닿아야 할 정상은 비구름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두칸씩 건너 뛰어 본다 위험하다 무반주로 두 개의 현을 동시에 켜는 일은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오히려, 소음이 되어 버릴지도 모르는 두려움 소음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무게중심을 잡지 못해 구름다리가 삐꺽거렸다 지금처럼 비가 오거나 안개가 끼인 날 가끔 외길이란 것을 잊고 발을 마구 헛딛을 때 구름다리는 세차게 몸을 흔든다 구름다리 주변의 비구름 안개가 같이 뒤엉켰다 발판이 떨어져나가고 줄이 투두둑 끊기는 소리를 냈다 뒤집힐지.. 더보기
사람이 그리워서.... 인생에게 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비 내리는 낮술을 안다 살아도 살아도 삶이 내게 오지 않을 때 벗이 있어도 낯설게만 느껴질 때 나와 내가 마주 앉아 쓸쓸한 눈물 한 잔 따르는 그 뜨거움. - 김 수열 시 '낮술' 모두 - 2011년들어 처음으로 '냉커피'를 타서 마셨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냉커피가 마시고 싶었는데 커피점에 들리거나 커피를 뽑을때나 마음처럼 선뜻 시키거나 사먹지를 못하였습니다. 한번 마시기 시작하면 '여름'이 성큼 앞에 다가올듯 하여 내심 두려웠던 것이지요. 올 여름은 너무 덥지않게 지나갔으면 하고 바래 봅니다. 봄굴도 끝나고 마트에 '멍게'가 한창 입니다. 멍게를 1kg 사서 껍질을 까 달라고 부탁합니다. 두꺼비도 빨간색으로 한병사서 구색을 갖춥니다. 오늘은 상큼한 멍게향에 제대로 .. 더보기
이렇게 봄 비가 내리는 날에는,,,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버림받은 자가 되어라 네 삶의 모순을 숄처럼 몸에 두르고 날아오는 돌을 피해라 네 몸을 따뜻하게 하여라 사람들이 광기에 환호하며 굴복하는 것을 보아라 그들이 너를 의심스레 바라보게 내버려두어라 그리고 너도 의심스런 눈길로 답하여라 버림받은 자가 되어라 홀로 걷는 길을 즐겨라 (볼품없는) 혹은 혼잡한 강바닥에 다른 성급한 바보들과 함께 서라 강둑에 모여 즐거운 파티를 열어라 그들이 내뱉은 고통스런 말들로 수천 명이 죽어간 그곳에서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버림받은 자가 되어라 사자死者들 가운데서 살 자격이 있는 - 앨리스 워커(Alice Walker)시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모두 남을 잘 믿는다 는 것,, 나쁜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데 마음의 상처를 남보다 많이.. 더보기
人生,, 그 쓸쓸함 - 데라코타/권진규 - 가사를 걸친 '자소상' 69~70년, 고려대박물관. 흩어진 추억을 조립해본다 대학병원서 조립 막 끝낸 인골(人骨)이 배냇짓을 했다. 가랑비 속을 전람회에 선보일 테라코타를 태운 리어카를 끌고 권진규가 미아리 집을 떠나 대학병원 앞을 거쳐 전람회장으로 오고 있었다 경복궁 뒤론 선명한 무지개. 리어카 짐들이 무지개 보려고 목을 빼고 두상(頭象)하나가 벙긋 솟았다. 눈을 밖으로 곧바로 뜨고 앞을 보며 자신의 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얼굴, 인간 속에는 심지가 있는가 상처가 있는가? 두상이 더 오르려 하자 권진규가 얼른 목에 끈을 맸다. 권진규가 테라코타 되었다. 속이 빈 테라코타가 인간의 속에 대해 속의 말을 한다. 인간에게 또 어떤 다른 속이 있었던가? - 황동규 시 '권진규의 테라코타' 모두 (우연에 기댈.. 더보기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 김소월 시 '진달래꽃' 모두 * 입동이 가까워 오는데,, 발길에 이리저리 날리는 낙엽은 소월의 시를 생각나게 한다. 살다보니 이리저리인연에 얽히게 되고 그 인연으로 사연도, 정도 깊어진다. 세상에는 만나야 할 사람도, 결국에는 헤어져야 할 사람도 생겨난다. 어느 시인은 "헤어짐이 잦은 세상, 깊게 사귀지 말자" 했지만,, 세상일이 그리 마음대로 되던가?! 사랑하던 '한 친구'를 떠나 보내려 하면서 마음이 쓸쓸하며 가슴앓이를 한다.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는게 세상사.. 더보기
호치민 옹. 나는 너를 사랑한다 - 조국, 그리고 민중.... 조회(469) 이미지..,love. | 2007/08/04 (토) 12:03 추천(1) | 스크랩(1) 비가 내린다 가야에 비가 내린다 가야의 속살이 젖는다 지평선을 향하여 비들이 걸어간다 비 하나 비 둘을 업고 걸어간다 또 비 하나 비 둘을 업고 달려간다 한 비는 걸리고 한 비는 업고 세 비가 무한 천공 키스하며 달려간다 톡톡톡, 허리도 흔들며 비가 내린다 가야에 비가 내린다 가야의 속살이 젖는다 한 비는 어깨를 또 한 비는 이마를 가야에 비가 내린다 어둠 속살이 되며 어둠 속살이 내린다. -강은교 시 '가야에 비가 내린다'모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