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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무례하지 않은 워딩..,!? 몸통이 큰 놈이든 아니든껍데기가 반짝이든 아니든상관없다손에 잡히는 대로대가리를 떼어 낸다배를 가르고 똥창을 꺼낸다살 속에 박힌 가시도없애고껍데기는 손으로 슬슬 긁으면떨어진다꼬리지느러미도 잘라 낸다살점만 모아 놓으니잘난 놈 못난 놈 머리 좋은 놈민첩한 놈 멋진 놈이 누구였는지알 길이 없다- 신미균 「멸치」 『빈티지풍의 달』 (파란 2026)* 세상의 모든 일은 시간이 지나면, 그 형태가 어느 정도 모습을 드러낸다. 한데 한길도 안 되는 사람의 속 마음은 지천명을 넘고 이순을 한참을 넘겨도 알 수가 없다. 무릇 더불어 추측할 뿐이다. 삶에서 이것저것을 모아서 추측해도 불확실한데 시에서 표현한 데로 대가리 떼어내고, 똥창도 꺼내놓고 가시도 발라내고 꼬리도 잘라내니,, 결국에는 엇비슷한 모습에서 원형을 발견한 .. 더보기
모른 척 하는 세상, 진짜 모를까?!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기다림은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날리는 아득한 미소.어딘가에 있을 나의 한쪽을 위해 헤매던 숱한 방황의 날들.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홀로 선다는 건가슴을 치며 우는 것보다 더 어렵지만자신을 옭아맨 동아줄, 그 아득한 끝에서 대롱이며그래도 멀리,멀리 하늘을 우러르는 이 작은 가슴.누군가를 열심히 갈구해도 아무도나의 가슴을 채워줄 수 없고 결국은홀로 살아간다는 걸 한겨울의 눈발처럼 만났을 때나는 또다시 쓰러져 있었다.지우고 싶다이 표정 없는 얼굴을 버리고 싶다아무도나의 아픔을 돌아보지 않고 오히려 수렁 속으로깊은 수렁 속으로 밀어 넣고 있는데내.. 더보기
바다로 간 목마.., 떠나보낸 추억들. 한잔의 술을 마시고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木馬를 타고 떠난 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木馬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떠어진다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小女는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사랑의 진리마저 愛增의 그림자를 버릴 때木馬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세월은 가고 오는 것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늙은 女流作家의 눈을 바라보아야 한다......燈臺에......불이 보이지 않아도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우리는 처량한 木馬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모든것이 떠나든 죽든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을 붙잡고우리는 버지니아 .. 더보기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관계와 관계 사이에서내가 온통 벌거숭이로 피를 칠하고 있을 때난 알 것 같았어,왜 별이 아름다운지를,난 알 것 같았어,만일 구름의 너울이 없다면어떻게 감히 태양을사랑-이라고 부르겠는가를,밤에 마지막 외침처럼 황량한 마음으로지붕 위에 서 있으면먼 데 있는 사람아, 말하려무나내가 평화처럼 혹은 구원처럼금빛이더라고,신비한 금선이 아득히 흘러우리가 어떻게 서로를 꿈꾸게 되는지를,관계와 관계 사이에서내가 울부짖는 하나의 욕설처럼 추악해질 때난 알고 말았어,별과 神은 왜 그토록 멀리 있어야 하는지를,모든 성당의 창문에는왜 천연색의 색유리가 끼여 있는지를,오늘 내가 여기 천벌의 화형으로지새우는 불이어디엔가 먼 사람에겐-아마도 위안처럼 정다우리니생각해 보아,멀리 있어서 아름다운 별은, 하느님은-우리가 더 잘 이해하기 .. 더보기
사랑한다 사랑한다. 조금 더 사랑한다. 좋은 것 아끼지 마세요옷장 속에 들어 있는 새로운 옷 예쁜 옷잔칫날 간다고 결혼식장 간다고아끼지 마세요그러다 그러다가 철 지나면 헌 옷 되지요 마음 또한 아끼지 마세요마음속에 들어 있는 사랑스러운 마음 그리운 마음정말로 좋은 사람 생기면 준다고아끼지 마세요그러다 그러다가 마음의 물기 마르면 노인이 되지요 좋은 옷 있으면 생각날 때 입고좋은 음식 있으면 먹고 싶을 때 먹고좋은 음악 있으면 듣고 싶을 때 들으세요더구나 좋은 사람 있으면마음속에 숨겨두지 말고마음껏 좋아하고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그리하여 때로는 얼굴 붉힐 일눈물 글썽일 일 있다한들그게 무슨 대수겠어요!지금도 그대 앞에 꽃이 있고좋은 사람이 있지 않나요그 꽃을 마음껏 좋아하고그 사람을 마음껏 그리워하세요 - 나 태주 시 ‘아끼지 마세요’ 모두* .. 더보기
투석을 피할수 있는 유일한 길, 신장이식. (2026. 신장이식 비용 참조) 당신은 축하해줘야 한다나는 이제 내리막길을 내려가게 되었다늘 오르막길만 오르던 나를단 한 번도 축하해주지 않은 당신은그동안 얼마나 나를 미워했는지 잊어버리고다정히 내 손을 잡아줘야 한다오르막길은 결국 내리막길이다내리막길에서 오르막길을 굳이 올려다볼 필요는 없다오르막길은 숨 가쁘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빨리 올라갔지만내리막길은 천천히 길가의 꽃을 보며 걸어가야 한다내리막길에도 오솔길이 있고산새가 날아가는 작은 암자도 있어공양미로 갓 지은 쌀밥 한 그릇부처님과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다사람은 내리막길을 걸어갈 때가 가장 아름답다사람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내리막길을 감사하며 천천히 내려갈 때다 - 정 호승시 ’ 내리막길‘ 모두 * 편의점에서 잠깐, 창비, 2025 **문득, 카페에 올라온 신장공여이식 부부.. 더보기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저, 저, 저 아래서 눈이 올라온다공중에 난 발자욱들을 지우며용서 받을 발자국들이 몇씩은 있을 것이여서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눈발 날리는 소리를 그렇게 간절히도 듣던 귀가 있었다창문을 열자 허공에서 오래 서성거리던 눈송이 몇점더운 손등위에 깜박거리다 스러진다눈석임물처럼 잠시 맺혔다 흘러내리는 게 목숨이여서오늘밤 싸늘하게 피가 식는 입술이 있겠지어느 마당가에서는 둥근 그릇에 희디흰 눈을 받겠지그 그릇이 봉긋하게 차오르면또 한 아기가 태어나 울음을 터뜨리겠지아득한 산란, 터져나온 포자들이 날아오르는 밤이면허름허름 길 떠나는 발자국도 있어괜, 찮, 다, ....괜, 찮, 다, ....괜, 찮, 다, ....괜, 찮, 다, ....눈은 대체 어느 먼 골짜기로부터 시작되는 것.. 더보기
내 첫사랑 아내에게, 내가 말했잖아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사랑하는 사람들은,너, 나 사랑해?묻질 않아그냥, 그래,그냥 살아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그냥 그대 눈에 낀 눈곱을 훔치거나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 보이는 게야생각나?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늦가을,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어둑한 기슭,높은 축대가 있었고, 흐린 가로등이 있었고그대의 집, 대문 앞에선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불었고머리카락 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내 어깨 위의 비듬을 털어주었지그런 거야, 서로를 오래오래 그냥, 보게 하는 거그리고 내가 많이 아프던 날그대가 와서, 참으로 하기 힘든, 그러나 속에서는몇 날 밤을 잠 못 자고 단련시켰던 뜨거운 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