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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그 쓸쓸한 영혼

시를 ‘살기’위한 기원 - 이 해인 시. 1. 하늘은 구름을 안고 움직이고 있다. 나는 세월을 안고 움직이고 있다. 내가 살아있는 날엔 항상 하늘이 열려 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하늘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2. 그 푸른 빛이 너무 좋아 창가에서 올려다본 나의 하늘은 어제는 바다가 되고 오늘은 숲이 되고 내일은 또 무엇이 될까. 몹시 갑갑하고 울고 싶을 때 문득 쳐다본 나의 하늘이 지금은 집이 되고 호수가 되고 들판이 된다. 그 들판에서 꿈을 꾸는 내 마음 파랗게 파랗게 부서지지 않는 빛깔 3. 아아 하늘, 하늘에다 나를 맡기고 싶다. 서러울때는 하늘에 얼굴을 묻고 아이처럼 순하게 흑흑 느껴 울고 싶다. 4. 하늘에 노을이 타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온통 피로 물들이듯 타오르는 노을. 나의 아픈 그리움도 일제히 일어서서 가슴 속.. 더보기
‘가난한 노래의 씨’ - 이육사 시인.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내리잖는 그 땅에도 오히려 꽃은 발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작거려 제비 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 한바다 복판 용솟음치는 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성에는 나비처럼 취하는 회상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 - 이 육사 시 ‘꽃’ 내 고장 七月은 청포도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靑袍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 더보기
‘가난과 노동속, 생활의 시/ 이용악 시.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 철길 우에 느릿느릿 밤새어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이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내리는가 - 이 용악 시 ‘그리움’ 바다 없는 항해에 피곤한 무리들 모여드는 다방은 거리의 항구...... 남달은 하소를 미연에 감출여는 여인의 웃음 끔쯕히 믿엄직하고 으스러히 잠든 등불은 미구의 세기를 설계하는 책사? 주머니를 턴 커피 한잔에 고달픈 사고를 지지하는 ......나....너...... 휴식에 주린 동지여 오라!! 유연히 조화된 분위기 속에서 기약 없는 여정을 잠깐 반성해 보작구나 -.. 더보기
‘천재’ 그 절실한, ’고독‘ - 이 상 시인. 문(門)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生活)이모자라는까닭이다. 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졸른다. 나는우리집내문패(門牌)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 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감(减)해간다. 식구(食口)야봉(封)한창호(窓戶)어데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내가수입(收入)되어들어가야되지않나. 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는침(鍼)처럼월광이묻었다. 우리집이앓나보다그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 수명(壽命)을헐어서전당(典當)잡히나보다. 나는그냥문(門)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어달렸다. 문(門)을열려고안열리는문(門)을열려고 - 이상 시 ‘ 가정(家庭)’ (『카톨릭청년』 34호, 1936.2) *제웅 : 짚으로 만든 모조 인형, 식구 : 여기서는 아내의 호칭 13인의아해(兒孩)가도로로질주(疾走)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 더보기
‘LOVE’ ,, “Elizabeth Barrett Browning” - 2 Sonnet 23 - Is it indeed so? If I lay here dead -참으로 그러하리까, 이 자리에 누워 내가 죽는다면 ** Is it indeed so? If I lay here dead, Wouldst thou miss any life in losing mine? And would the sun for thee more coldly shine Because of grave-damps falling round my head? 참으로 그러하리까? 이 자리에 누워 내가 죽는다면, 내가 없음으로 당신이 삶의 기쁨을 잃으리까? 무덤의 습기가 내 머리를 적시운다고 햇빛이 당신에게 차라우리까? I marvelled, my Beloved, when I read Thy thought so in th.. 더보기
불멸의 사랑; Elizabeth Barrett Browning , 영시(소네트) 두편. * 소네트 14번(만약,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If thou must love me, Let it be for nought Except for love's sake only. -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다른 아무것도 아닌 오직 사랑을 위해서만 사랑해 주세요. Do not say "I love her for her smile -her look -her way of speaking gently, For a trick of thought that falls in well with mine, And certens brought A sence of ease on such a day" - “난 그녀의 미소 때문에, 외모 때문에, 상냥스러운 말투 때문에, 내 생각과 잘 어울리는 재치 있는 생각 때문에, 어.. 더보기
‘순이(順伊)’와 ‘어머니’ / 윤동주 시.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던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하는 프로메테우스. - 윤동주 시 ‘ 간(肝)‘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더보기
‘그리움’의 빛깔/유 하 시. 천장(天葬)이 끝나고 일제히 날아오른 독수리 떼 허공에 무덤들이 떠간다 쓰러진 육신의 집을 버리고 휘발하는 영혼아 또 어디로 깃들 것인가 삶은 마약과 같아서 끊을 길이 없구나 하늘의 구멍인 별들이 하나 둘 문을 닫을 때 새들은 또 둥근 무덤을 닮은 알을 낳으리. - 유하 시 '생(生)' 모두 1 사내는 결혼식에 간다 친구의 들러리를 서기 위해, (결혼에 관한 한 그는 늘 들러리 의식을 갖고 있었다) 거기서 그는 우연히 신부 친구와 눈이 맞는다 (앤디맥도웰 같은 여자를 상상하면 좋겠다) 처음 본 그날, 사내와 여자는 돌발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다음날 아침, 그녀는 사내에게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묻는다 우리 결혼하지 않을래요? 사내는 당황한다 우린 겨우 한 번 만났을 뿐인데...(사내는 결혼이란 두 개의 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