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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 구두 뒤축이 빛난다. 지가 무슨 신이라고 배광을 꿈꿨을까마는 신의바람이란 발가락처럼 오순도순 어둠과 고린내 속에서도 온 힘으로 떠받드는 것 아니겠는가 상가에 놓인 뒤축 꺽인 내 구두는 이 방 저 방 쉼 없이돌아다닌다 문이 활짝 열려 있기 때문이다 문지방처럼 빛나는 뒤축은 몸의 출입을 막지않는다 순례와전도늬 삶은, 낡은 구두처럼 자신의 문패를 지워야 한다 멀거니 닳은 뒤축을 내려다보니 신의 턱선을 닮은 듯도 하다 막힘이나 가둠이 없는 것이 정작 문 없는 큰문이라, 그러니 때가 때를 만나기를 골백번 길이 난다는 것은 빛을 주고받는 것이다 저 혼자 이루는후광은없는 것 신은 갈수록 뒷모습이 빛난다 - 이 정록 시 ‘신의 뒤편’ 모두 * 삶의 연륜이 더 하면서 새롭게 실감하는 하나는,,, “사람은 변한다는 .. 더보기
산다는게..., 누군가 나를 수놓다가 사라져 버렸다 씨앗들은 싹을 틔우지 않았고 꽃들은 오랜 목마름에도 시들지 않았다 파도는 일렁이나 넘쳐흐르지 않았고 구름은 더 가벼워지지도 무거워지지도 않았다 오래된 수틀 속에서 비단의 둘레를 댄 무명천에 압정에 박혀 팽팽하고 그 시간 속에서 녹슨 바늘을 집어라 실을 뀌어라 서른세 개의 압정에 박혀 나는 아직 팽팽하다 나를 처음으로 뚫고 지나가던 바늘끝, 이 씨앗과 꽃잎과 물결과 구름은 그 통증을 자금도 기억하고 있다 기다리고 있다 헝겊의 아편과 저편, 건너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언어들로 나를 완성해다오 오래 전 나를 수놓다가 사라진 이여 -나희덕 시 ‘오래된 수틀’ 모두 *사람은 일생을 두고 자라는 것 같다. 예전, 아버지의 죽음에서도, 이번 어머니의 임종에서도 그렇게 느껴졌다... 더보기
4월, 하얗게 꽃비가 내리는 날들.... 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빗방울들이 또한 그러하여마지막 한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하여저리도 눈부신가요몹시 앓을 듯한 이 예감은시들기 직전의 꽃들이 내지르는 향기 같은 것인가요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저는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나 희덕 시 '찬비 내리고 -편지1' 모두 -서서히 달구었던 대지에 찬비가 촉촉히 내리나는듯 하더니,, 출근길에 나서는 부개역 앞길에 벚꽃나무들이 하얗게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자여이 만개함에 더블어 상승하여 만개하고픈 마음에 몸과 마음의 어두운 징.. 더보기
나는 누구일까??.... - 낮에 보일러수리공이 다녀갔다 겨울이 들이닥치면북풍 아래서 집들은 웅크리고문들은 죄다 굳게 닫힌다.그게 옳은 일이다.낮은 밤보다 짧아지고세상의 저울들이 한쪽으로 기운다.밤공기는 식초보다 따갑다.마당에 놀러왔던 유혈목들은동면에 들었을 게다.개똥지바퀴들은 떠나고하천을 넘어와 부엌을 들여다보던 너구리들도며칠째 보이지 않는다. 나는 누굴까, 네게 외롭다고 말하고서리 위에 발자국을 남긴 어린 인류를 생각하는나는 누굴까.나는 누굴까.낮에 보일러수리공이 다녀갔다.산림욕장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아무도 만나지 못했다.속옷의 솔기들 마냥 잠시 먼 곳을 생각했다.어디에도 뿌리 내려 잎 피우지 마라!씨앗으로 견뎌라!폭풍에 숲은 한쪽으로 쏠리고흑해는 거칠게 일렁인다. 구릉들 위로 구름이 지나가고불들은 꺼지고 차디찬 재를 남.. 더보기
이런 '애매함'이라니,,, 아침 꽃을 저녁에 주울 수 있을까 왜 향기는 한순간 절정인지 아침에 떨어진 꽃잎을 저녁에 함께 줍는 일 그러나 우리는 같은 시간에 머물지 않고 떠도는 발자국 하나 지구의 원점,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날 때 흩어진 별들의 고개 기울어지다 알고 있니 천문대의 자오선을 경계로 하루쯤 시차가 난다는 걸, 그도 괜찮지만 착란은 날짜변경선이 지나는 나라의 일, 언제나 거짓말 같은 새벽과 짙은 농담의 밤이 찾아 오는 곳 감은 눈동자 위로 반짝이는 열(熱) 이별은 이 별에서 헤어지는 중입니다 새의 깃도 바람에 헤어지는 중입니다 기억하자 날짜변경선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넘으면 하루 늦게, 반대의 경우 하루가 빨라진다는 걸, 착란의 시간과 변하지 않을 운명에 대한 예감은 잠시 접어두기 문득 망설이던 긴 꼬리별 역일(歷日)의 .. 더보기
'BRAVO!' 나의 인생아~ 누구에게는 이 세상은 단 한번도 태어나지 말아야 할 세상이겠지 아니 누구에게는 이 세상은 단 한번이 아니라 여섯 번일곱 번이나 또 태어나서 여섯 번일곱 번이나 또 살아야 할 세상이겠지 막 해가 지누만 -고은 시 '일몰' 모두 *오학년을 넘기고 하루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 간다고 하니 ,육학년 이신 분이 하루가 한시간 같다 하고 , 7학년을 넘기신 분이 웃으며 하루가 몇분이 지나 가는것 같다고 ,하니 입을 다물 수 밖에 살면서 나이 먹으면 조금 ,한가해 지고 여유롭게 세상을 즐길까 하지만 , 결국에는 각자 제몫의 삶이 정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현재의 삶을 즐기지 못하면 미래에도 역시 즐기는 삶을 ,살수 없다는 자각 .결국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어느정도는 세상의 잣대에 자신의 기준을 맞추는 노.. 더보기
시골의 촌부처럼,, 검버섯 피부의 시간이 당신을지나간다 시간을 다 보낸 얼룩이 지나간다 날이 저물고 아픈 별들이 뜨고 내가 울면 세상에 한 방울 얼룩이 지겠지 우리가 울다 지치면 한 문명도 얼룩이 되고 갓 피어나는 꽃들도 얼룩이 되지 지금 나는 당신의 얼룩진 날들이 나에게 무늬를 입히고 달아나는 걸 본다 모든 것을 사랑하였어도 밤을 떠나는 별처럼 당신이 나를 지나간다 그러다가 어느 날 사라진 문명이 돌연 찾아든 것처럼 내 벽에는 오래된 당신의 벽화가 빛나겠지 천년을 휘돈 나비가 찾아들고 다시 한바탕 시간들 위로 꽃잎 날리고 비 내리고 사랑하고 울고 이끼 끼고 나의 얼룩도 당신처럼 시간을 지나가겠지 -이사라 시 '얼룩' 모두 *사람은 일생동안 몇명의 이성을 만나 사랑이란 감정을 느낄수 있을까?! 한명이나 두명 ,많으면 세명... 더보기
제길할~ 전설의 짬뽕! 전설의 짜장면!? 자장면 왔습니다 자장면 배달원이 자장면을 가지고 왔다 거기 놓으세요 가장 어린 직원이 신문지를 편다 야근을 자장면 먹듯이 하는 때 우리는 둘러앉아 자장면을 먹는다 만사천원입니다 덤으로 튀김만두도 가져온 배달원은 빈 철가방을 들고 나갔다 우리는 자장면을 먹으며 자장면집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생각했다 어느 집이나 다쿠앙의 맛은 다 비슷하고 배달 오토바이의 종류도 다 비슷하다 우리는 자장면을 먹으며 비닐랩이 없던 시절에도 국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던 그 초절 기교의 배달원들을 생각했다 그때도 자장면 집은 존재하지 않았다 자장면을 다 먹고 빈 그릇을 복도에 내놓으면 언제 와서 가져 가는지 모르는 과연 그 자장면집은 어디인가? 전화를 걸어 "자장면??" 하면, 오는 말이 이루어지는 - 함 성호 시 '자장면은 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