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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9 - 31, 분별. *화는 문 밖에 두고 복은 안으로 끌어들이는 힘. 군자는 위아래를 분별하여 민심을 안정시킨다.-이(履) -"능력을 쌓아 성공을 이루면 남을 돕는 것을 낙으로 삼고, 굳이 성공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생활을 꾸려갈 만하면 자족할 줄을 알며, 곤란에 처하면 괴로움에 빠지지 말고 그 속에서 기쁨과 가치를 발견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산다면 즐거운 삶을 얻을 수 있으리라,, 즐거운 삶을 살려면 항상 지금보다 나아지려는 자세와 낙천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역경은 온갖 세상의 근심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생각 속에 지어진 책이다. 역경의 효사(爻辭)는 각 효들의 강건하고 유순함을 설명하고 변화의 양태를 추정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길한 것을 쫓고 흉한 것을 피해가게 해주는 말들이다. 역경에서.. 더보기
8 - 31, 지위( 높고, 낮음의 깨닳음) 저것 앞에서는 눈이란 다만 무력할 따름 가을 하늘가에 길게 뻗친 가지 끝에, 점찍힌 저 절대 정지를 보겠다면,,,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미묘하기 그지없는 간극을, 이어주는 다리는 무슨 상형인가. 저것은 무너진 시계 위에 슬며시 깃을 펴고 피빛깔의 햇살을 쪼으며 불현듯이 왔다 사라지지 않는다. 바람은 소리없이 이는데 이 하늘, 저 하늘의 순수 균형을 그토록 간신히 지탱하는 새 한 마리. - 천상병시 '새'전문 *너무 높이 올라가면 높지 않은 것과 같아진다.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에게는 후회가 있다.이에 대해 공자는 이렇게 설명 했다. “신분이 귀하나 자리가 없고 지위가 높으나 다스릴 백성이 없으며, 비록 현자가 아랫자리에 있으나 그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 때문에 움직이면 후회할 일이.. 더보기
7 -31, 바른처세. 골목에서 골목으로 거기 조그만 주막집. 할머니 한 잔 더 주세요, 저녘 어스름은 가난한 시인의 보람인 것을,,, 흐리멍텅한 눈에 이 세상은 다만 순하디순하게 마련인가, 할머니 한 잔 더 주세요. 몽롱하다는 것은 장엄하다. 골목 어귀에 서튼 걸음인 양 밤은 깊어 가는데, 할머니 등뒤에 고향의 뒷산이 솟고 그 산에는 철도 아닌 한겨울의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 산 너머 쓸쓸한 성황당 꼭대기, 그 꼭대기 위에서 함빡 눈을 맞으며, 아기들이 놀고 있다. 아기들은 매우 즐거운 모양이다. 한없이 즐거운 모양이다. -천상병시 '주막에서'전문 * 고기는 내 창자를 지나가고, 부처는 내 마음속에 남았네, 한결같이 지켜오던 것을 뒤흔들면 흉하다. -항(恒) -세상은 어지럽고, 복잡하다. 인생은 한척의 나룻배를.. 더보기
6-31, 자화상.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텔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 유치환 시 ‘깃발’모두 *어려움에 처할수록 입을 숭상하지 마라 안으로 강하고 밖으로는 유순하니 기쁨을 얻을 것이다. 그로써 하늘에 순종하고 백성에 순응해야 한다. 기쁜 마음으로 백성보다 앞서 일하면 백성은 그 수고로움을 잊고, 기쁜 마음으로 백성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면 백성은 그 죽음조차도 잊는다. 기쁨의 뜻이 이처럼 커서 백성 스스로가 서로 권하여 나아가게 하리니! -태(兌) -어떤 일이든 겉으로만 이해하여 본질을 소홀히 하면 융통성을 잃고 큰 .. 더보기
5, '내것' 과 '남의 것' 숨겨둔 정부(禎婦)하나 있으면 좋겠다. 몰래 나홀로 찾아드는 외진 골목끝, 그집 불밝은 창문 그리운 우리 둘 사이 숨막히는 암호 하나 가졌으면 좋겠다. 아무도 눈치 못 채는 비밀사랑, 둘만이 나눠 마시는 죄의 달디단 축배(祝杯) 끝에 싱그러운 젊은 심장의 피가 뛴다면! 찾아가는 발길의 고통스런 기쁨이 만나면 곧 헤어져야 할 아픔으로 끝내 우리 침묵해야 할지라도, 숨겨둔 정부(禎婦)하나 있으면 좋겠다. 머언 기다림이 하루종일 전류처럼 흘러 끝없이 나를 충전 시키는 여자, 그 악마 같은 여자 -이수익시 '그리운 악마'전문 *집 안의 정원을 꾸미고 예물은 적게 보내라. 턱수염을 꾸미는 것은 위에 있는 턱에 딸려가기 위함이다. -비(費) 발가락에만 힘이 들어가 있으니, 앞서 가려고만 하면 흉하다. 남의 신뢰를.. 더보기
4 - 31, 신뢰 일산의 오피스텔 빌딩 11층 고공 꼭대기에 앉아 한낮에 빈 들녘 자그마한 흙집 하나를 생각한다. 돌아간다는 것 잊힌다는 것 숨는다는 것, 벼루와 먹과 붓과 종이 고승대덕들의 옛비석 번역본이 열권 그리고 오래 묶은 시 몇편 네시간 자고 열 시간 일한다는 동경대 출신 우파 엘리뜨들 앞에서 자기는 열 한시간 자고 네시간 일한다고 말한 쯔루미 선생의 교오또대 철학이 노을 비끼는 이 저녁에 웬일로 뚜렷 뚜렷이 허공에 새겨지는 구나 가 조용히 엎드리자 엎드려 귀를 크게 열고 바람소리 속에서 죽음을 기다리자 네시간 일하고 열시간 잠자고. -김지하시 '흙집'전문 * 물속에 잠겨 있는 용은 아직 부리지 마라. 아직 물속에 잠겨 있는 용이니, 쓰지 말지어다.-건(乾) 행동에 절제가 있으면 신뢰를 얻게 된다. 그래서 절제를.. 더보기
3 - 31, '成' - 그 시작과 끝. 넋이 있느냐 없느냐, 라는 것은, 내가 있느냐 없느냐고 묻는 거나 같다. 산을 보면서 산이 없다고 하겠느냐? 나의 넋이여 마음껏 발동해 다오. 내 몸의 모든 움직임은, 바로 내 넋의 발동일 것이니, 내 몸은 바로 넋의 가면이다. 비 오는 날 내가 다소 우울해지면, 그것은 즉 넋이 우울하다는 것이다. 내 넋을 전세계로 해방하여 내 넋을 널찍하게 발동케 하고 싶다. -천상병시 '넋'전문 -머리는 강에 닿았으나 꼬리는 흠뻑 젓었다네. 이미 완성했다. 작은 일에 형통하나 마음을 지켜야 이롭다. 시작은 길해도 끝은 어지러우리라. -기제(旣濟) 미완성이다. 형통하다. 어린 여우가 강을 거의 다 건너다가 그 꼬리를 적시니 이로울 데가 없다. - 미제(未濟) -기제괘는 완성을 의미한다."이미 완성했다. 자근 일에 형통.. 더보기
2-31, '삼인행 필유아사' 의 함정.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 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모르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천상병시 '새'전문 나이 어린 스님이 고승에게 물었다. "건봉 대사님, 사방이 모두 불국토(佛國土)로 향하는 길이온데 딱 한길만이 바로 열반으로 통하는 길이랍니다. 그렇다면 그 길은 어디에서 시작됩니까?" 건봉대사는 지팡이로 발치를 가르키며 말했다. "바로 여기에서 시작이다." 세사람이 함께가면 한 사람은 반드시 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