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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7

사랑으로... 사랑으로 모두 비우고.. 다시 받아 들이며....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379) 이미지..,love. | 2008/05/21 (수) 22:47 추천(0) | 스크랩(1)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는 까닭이다. -류시화 시 '새와 나무'모두 ------------------------------------------------------------.. 더보기
항상.. 깨어있으면서 잠들어 있는,, 항상 깨어있는,, 그러나, 항상 잠들어 있는,,,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425) 이미지..,love. | 2008/05/15 (목) 07:00 추천(0) | 스크랩(0) 잠 이라는 빵을 그는 어제 아침부터 뜯어먹고 있다 삼복더위에 솜바지를 입고 시장 입구 버려진 철제 케비닛에 기대어 하염없이 하염없이 잠을 들고 있다 건어물상을 나와 정육점에 들어갔던 파리는 과일가게 앞 쪼개놓은 수박의 붉은 살 위에 앉았다가 그의 콧잔등에 날아와 잠을 빨아먹고 있다 그러나 굳게 닫힌 그의 두 눈은 잠을 삼키느라 여념이 없고 마를대로 메마른 입술은 잠을 씹느라 움직일 줄을 모른다 그의 팔다리 역시 고픈 잠이 아직 남아 있는지 녹슨 캐비닛보다 더 굳게 잠겨 있다 그는 떰조차 흘리지 않는다 잠시도 잠들지.. 더보기
내 마음의 꽃,, 내 딸들... 내 마음의 꽃,, 두 송이 - 내 딸들....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475) 이미지..,love. | 2008/05/09 (금) 06:42 추천(1) | 스크랩(0) -나 또한 늙으면,, "너희들도 나이 먹어 봐!" 하는 소리를 하며 허탈 해 질까???..... 거미의 계절이 왔다 오월과 유월 사이 해와 그늘의 다툼이 시작되고 거미가 사방에 집을 짓는다 이상하다 거미줄을 통해 내 삶을 바라보는 것은 한때 내가 바라던 것들은 거미줄처럼 얽혀 있고 그 중심점에 거미만이 고독하게 매달려 있다 돌 위에 거미의 그림자가 흔들린다 나는 한낮에 거미곁을 지나간다 나에게도 거미와 같은 어린시절이 있었다 거미, 네가 헤쳐나갈 수많은 외로운 시간들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거미에게 나는 아.. 더보기
無始無終. '시작'과 '끝'에 대한 생각 - "無始無終"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495) 이미지..,love. | 2008/05/07 (수) 08:36 추천(1) | 스크랩(0) 겨울 숲에서 노려보는 여우의 눈처럼 잎 뒤에 숨은 붉은 열매처럼 여기 나를 응시하는 것이 있다 내 삶을 지켜보는 것이 있다 서서히 얼어붙는 수면에 시선을 박은 채 돌 틈에 숨어 내다보는 물고기의 눈처럼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건방진 새 처럼 무엇인가 있다 눈을 깜빡이지도 않는 그것 눈밖에 없는 그것이 밤에 별들 사이에서, 내가 좋아하는 큰곰 별자리 두 눈에 박혀 나를 내려다 본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때로 그것은 내 안을 들어와서 내 눈으로 밖을 내다 보기도 하고 내 눈으로 나를 들여다 보기도 한다 그것은 무엇일.. 더보기
사랑한다, 조금 더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조금 더 사랑한다 !!!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480) 이미지..,love. | 2008/05/04 (일) 17:15 추천(1) | 스크랩(0) 옛날 밥상머리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얼굴이 있었고 어머니 아버지 얼굴과 형과 동생과 누나의 얼굴이 맛있게 놓여 있었습니다 가끔 이웃집 아저씨와 아주머니 먼 친척들이 와서 밥상머리에 간식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외지에 나가 사는 고모와 삼촌이 외식처럼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얼굴들이 풀잎 반찬과 잘 어울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내 새벽 밥상머리에는 고기반찬이 가득한 늦은 저녁 밥상머리에는 아들도 딸도 아내도 없습니다 모두 밥을 사료처럼 퍼 넣고 직장으로 학교로 동창회로 나간 것입니다 밥상머리에 얼굴 반찬이 없으.. 더보기
조금,, 혼미한 정신으로... 조금은 지친,, 그래도 '혼미한' 정신으로 깨어나....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590) 이미지..,love. | 2008/04/29 (화) 12:11 추천(1) | 스크랩(0) 그것이 내 안에 있다 어지러운 풀냄새가 나는 것으로 그것을 알았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이미 내 안으로 들어왔다 처음 나는 그것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일종의 모래장미라고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 그 무엇 나는 들판으로 걸어갔다 내 현기증이 다만 풀냄새 때문이라고 곧 사라질 것이라고 열에 들떠 내가 손을 뻗자 강 하나가 둥글게 뒤채이기 시작했다 나는 걸어간다 걸어가면서 내 안에 더 강렬한 무엇을 느낀다 그것이 나에게 명령한다 나무 아래 양팔을 벌리고 서서 태양을 부르라고 그래서 .. 더보기
수제비 생각에... 웃는다! 이 방석을 어느 방석 옆에 내려놓을 것인가 늘 그게 문제인 사람들과 한상에 둘러 앉아 먹고 마시는 동안 방석이 방석을 밀고, 방석이 방석을 끌어당기고, 방석이 방석에게 웃고, 방석이 방석에게 소리지르고, 방석이 방석을 밟고, 방석이 방석과 헤어지고, 다시 방석이 방석을 낳고, 방석이 방석을 낳고..... 저마다 방석을 들고 기웃거리는 삶이라니! 술자리를 빠져나와 어두운 골목을 혼자 걷던 밤 하늘에서는 별이 별을 낳고, 별이 별을 낳고..... 내 시린 입김은 얼마 날아가지 못해 공중에서 얼어붙던 밤 어느 집 담벼락 밑에 불씨가 남아 있는 연탄재 두 장 나는 그 앞에 한참을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구멍이 스물두 개나 뚫린 그 둥근 방석 앞에서! -나희덕 시 '방석위의 生'모두 -----------------.. 더보기
무소의 뿔 3 - 무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3 - '無視' 여행 나의 테마글 보기 여행 테마 보기 조회(529) 이미지..,love. | 2008/04/21 (월) 09:23 추천(1) | 스크랩(0) 뿌리뽑힌 줄도 모르고 나는 몇줌 흙을 아직 움켜쥐고 있었구나 자꾸만 목이 말라와 화사한 꽃까지 한무더기 피웠구나 그것이 스스로를 위한 弔花인 줄도 모르고 오늘밤 무슨 몰약처럼 밤비가 내려 시들어가는 몸을 씻어 내리니 달게 와 닿는 빗방을 마다 너무 많은 소리들이 숨쉬고 있다 내 눈에서 흘러내린 붉은 진물이 낮은 흙 속에 스며들었으니 한 삼일은 눈을 뜨고 있을 수 있겠다 저기 웅크린 채 비를 맞는 까치는 무거워지는 날개만큼 말이 없는데 그가 다시 가벼워진 깃을 털고 날아갈 무렵이면 나도 꾸벅거리며 밤길을 걸어갈 수 있겠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