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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無始無終.


'시작'과 '끝'에 대한 생각 - "無始無終" 여행
조회(495)
이미지..,love. | 2008/05/07 (수)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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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숲에서 노려보는 여우의 눈처럼
잎 뒤에 숨은 붉은 열매처럼
여기
나를 응시하는 것이 있다
내 삶을 지켜보는 것이 있다
서서히 얼어붙는 수면에 시선을 박은 채
돌 틈에 숨어 내다보는 물고기의 눈처럼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건방진 새 처럼
무엇인가 있다
눈을 깜빡이지도 않는 그것
눈밖에 없는 그것이
밤에 별들 사이에서, 내가 좋아하는
큰곰 별자리 두 눈에 박혀
나를 내려다 본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때로 그것은 내 안을 들어와서
내 눈으로 밖을 내다 보기도 하고
내 눈으로 나를 들여다 보기도 한다
그것은 무엇일까
내 삶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고 있을까
여기 겨울숲에서 노려보는 여우의 눈처럼
잎 지고 난 붉은 열매처럼
차가운 공기를 떨게 하면서
나를 응시하는 것이 있다
내 삶을 떨게 하는 것이 있다.
 
 
 
  -류시화 시 '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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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종(無始無終)... 시작도 끝도 없다는 생각이,, 며칠 째 내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게 한다. 진리나 심아(心我)의 시작도 끝도 없는 윤회(輪廻). 그 무한한 소리없는 영원성,, 어제는 안양 천변의 흘러가는 물을 보면서 봄의 햇살에 반짝이며 부서지는 물길을 보았다. 천변의 도로로 자전거를 타고 오가는 사람들,, 길가에 파라솔을 모아놓고 전도지와 요쿠르트를 나눠주며 '예수'를 전하는 사람들.. 가로수 그늘길 사이로 배치해 놓은 운동기구에서 운동을 하는 중장년들,,, 나이가 드신 노년의 어머니들 둘, 셋씩 모여서 담소도 나누시고,, '함께 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외로운 세상에서 참으로 좋은 일이다. 명이 다하여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아픈 것도, 슬픈 것도, 외로운 것도, 웃는 것도, 화내는 것도,, 이 아름다운 것들도 모두,, 끝이 나겠지...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은데 나이를 먹으니 '가까운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노안이 왔다는 것인데,, 그래도 감사한 것은 '약간의 거리'를 두는 것들은 잘 보인다는 것이다.
 
-'적당한 거리'... 삶에 있어서 적당한 간격은 참으로 중요하다. 한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려 한다면 심적으로 적당한 거리를 둠이 중요함을 이제야 깨달았다. 젊은시절 상대를 '모두' 알고 싶다는 철 없음은 서로에 대한 오해나 불신,, 보고싶지 않은 면까지 알게됨이 서로에게 프러스가 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고, 누구나 '자신'이 제일 중요하다 말한다. 하지만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타인'도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이 서로를 '함께 살게 하는 것'이라 믿는다.누구나 제 자신만을 주장 한다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아품'이 남는다. 근래에 절실히 느끼는 것은 남의 말을 '경청'할 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정보의 홍수로 겉가지의 정보는 홍수인데,, 인고의 과정을 거쳐 얻게되는 '참 지식'의 살아있는 지적인 정보는 가지지 못한 채,, 스스로를 '지식인'으로 '배운 사람'으로 자칭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함이 '자기 제일주의'와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세상으로 세상을 몰고가고 세상에서, 서로에게 절망하게 되는것 같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면, 세상을 바로 볼 수가 없고,세상을 올바로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온유함'으로 세상을 처음과 끝까지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큰 축복일지,,, 하루에도 수십번씩,, 내 마음에 선과 악이 공존하며 교차 하기에 느껴야 하는 갈등.. 시작도 끝도 없다면,, 아무것도 가져갈 것이 현세의 '이세상'에 없다면,, 내 '마음의 고요함'에 귀를 기울이여야 하리라.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햇살의 따스함으로 춥지는 않은데,, 흣날리는 나무의 가지의 세참에 따라 내 마음도 두근거림은 내 마음속의 나무도 세차게 흣날리고 있음인가?!.... "미워 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의 또 다른 감정이다" 문득 떠 오르는 이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때로 어두워지는 하늘이나, 비를 뿌리는 날씨,, 잔잔하게 어깨를 어루만지는 햇살,, 뺨을 스치는 바람, 길가에 다소곳이  고개를 든 들꽃... 이 모든것에 감사 함은 이 모든것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존재감이다. 난, 아직 살아 '느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