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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4

순리. 물이 흘러 흘러가듯.... 자연 스럽게... 조회(363) 이미지..,love. | 2006/09/21 (목) 12:23 추천(0) | 스크랩(0) 주안(朱安) 묘지 산비탈에도 밤벌레가 우느냐, 너는 죽어서 그곳에 육신이 슬고 나는 살아서 달을 쳐다보고 있다. 가물에 들끓는 서울 거리에 정다운 벗들이 떠드는 술자리에 애닳다 네 의자가 하나 비어 있구나 월미도 가까운 선술집이나 미국 가면 하숙한다던 뉴우욕 하렘에 가면 너를 만날까 있더라도 "김형 있소" 하고 손창문 마구 열고 들어서지 않을까 네가 놀러 가 자던 계동집 처마 끝에 여름달이 자위를 넘고 바람이 찬 툇마루에서 나 혼자 부질없는 생각에 담배를 피고 있다 번역한다던 '리처어드 라잇'과 원고지 옆에 끼고 덜렁대는 걸음으로 어딜 갔느냐 철쭉꽃 피면 강.. 더보기
또 다른 나. "李箱" - '거울 속의 다른 나 들...' 조회(350) 이미지..,love. | 2006/09/19 (화) 12:49 추천(0) | 스크랩(0)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요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요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요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져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 참나와는반대요마는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이상시'거울'모두 ----------------------------------------------------------------.. 더보기
일상. 향긋한 가을 바람에 머리를 날리며.... 조회(404) 이미지..,love. | 2006/09/11 (월) 12:39 추천(0) | 스크랩(0)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 오는 이, 나비 한마리 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품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 곳에 찾아 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 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잠화 한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여자의 건.. 더보기
귀신. "꽃" - 내 가슴 안엔 '달'이 하나 있다.... 조회(439) 이미지..,love. | 2006/09/10 (일) 13:23 추천(0) | 스크랩(0)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김춘수시 '꽃'모두 ------------------------------------------------------------------------------------ .. 더보기
성장. 눈물 흘릴때 - 눈물을 딱아 주는 이,,, 조회(369) 이미지..,love. | 2006/09/08 (금) 12:43 추천(0) | 스크랩(0) 보일러 새벽 가동중 화염투시구로 연소실을 본다 고맙다 저 불길, 참 오래 날 먹여 살렸다 밥, 돼지고기, 공납금이 다 저기서 나왔다 녹차의 쓸쓸함도 따라 나왔다 내 가족의 웃음, 눈물이 저 불길 속에 함께 타올랐다 불길 속에서 마술처럼 음식을 끄집어내는 여자를 경배하듯 나는 불길에게 일찍 붉은 마음을 들어 바쳤다 불길과 여자는 함께 뜨겁고 서늘하다 나는 나지막이 말을 건넨다 그래, 지금처럼 나와 가족을 지켜다오 때가 되면 육신을 들어 네게 바치겠다. -이면우시 '화염경배'모두 -----------------------------------------------.. 더보기
개천의 용!? "개천에서 용 났다!"라는 전설?! 조회(398) 이미지..,love. | 2006/09/07 (목) 12:54 추천(0) | 스크랩(0) 나는 오늘 너에게 사랑을 무통장으로 입금 시켰다 온라인으로 전산 처리되는 나의 사랑은 몇자리의 숫자로 너의 통장에 찍힐 것이다 오늘 날짜는 생략하기로 하자 의뢰인이 나였고 수취인이 너였다는 사실만 기억했으면 한다 통장에 사랑이 무수히 송금되면 너는 전국 어디서나 필요한 만큼 인출하여 유용할 수 있고 너의 비밀 구좌에 다만 사랑을 적립하고픈 이 세상 어디에서도 우리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로서는 사랑하지 말자 오늘도 나는 은행으로 들어간다 무통장 입금증에 네 영혼의 계좌번호를 적어 넣고 내가 가진 얼마간의 사랑을 송금 시킨다. -이복희시 '온라인'모두 ----------.. 더보기
무자식? 상팔자! "천륜" - 무자식이 상팔자!?..... 조회(327) 이미지..,love. | 2006/09/05 (화) 13:01 추천(0) | 스크랩(0) -때론 한 눈을 감고 세상을 살아야 한다면.... 아버지는 단 한번도 아들을 데리고 목욕탕엘 가지 않았다 여덟살 무렵까지 나는 할 수 없이 누이들과 함께 어머니 손을 잡고 여탕엘 들어가야 했다 누가 물으면 어머니가 미리 일러준 대로 다섯 살이라고 거짓말을 하곤 했는데 언젠가 한번은 입 속에 준비해둔 다섯 살 대신 일곱 살이 튀어나와 곤욕을 치르기도 하였다 나이보다 실하게 여믈었구나, 누가 고추를 만지기라도 하면 잔뜩 성이 나서 물 속으로 텅벙 뛰어들던 목욕탕 어머니를 따라갈 수 없으리만치 커버린 뒤론 함께 와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부자들을 은근히 부러운 눈으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