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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순리.


물이 흘러 흘러가듯.... 자연 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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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love. | 2006/09/21 (목)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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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안(朱安) 묘지 산비탈에도 밤벌레가 우느냐,
너는 죽어서 그곳에 육신이 슬고
나는 살아서 달을 쳐다보고 있다.
 
가물에 들끓는 서울 거리에
정다운 벗들이 떠드는 술자리에
애닳다
네 의자가 하나 비어 있구나
월미도 가까운 선술집이나
미국 가면 하숙한다던 뉴우욕 하렘에 가면
너를 만날까
있더라도 "김형 있소" 하고
손창문 마구 열고 들어서지 않을까
네가 놀러 가 자던 계동집 처마 끝에
여름달이 자위를 넘고
바람이 찬 툇마루에서
나 혼자
부질없는 생각에 담배를 피고 있다
번역한다던
'리처어드 라잇'과 원고지 옆에 끼고
덜렁대는 걸음으로 어딜 갔느냐
철쭉꽃 피면
강화섬 가자던 약속도 잊어버리고
좋아하던 '존슨' '브라운' '테일러'와
맥주를 마시며
저 세상에서도 흑인시(黑人詩)를 쓰고 있느냐
해방 후
수없는 청년이 죽어간 인천 땅 진흙 밭에
너를 묻고 온 지 스무 날
시를 쓴다는 것이 이미 부질없구나.
 
 
  -김광균시 '시를 쓴다는 것이 이미 부질없구나'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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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으로 인하여 병원에 한달에 한두번씩 가게되니,,, '생노병사'라는 무거운 주제가 어둡지만은 않게 현실로 내게 다가 온다. 아버님의 주검을 앞에 대하고,,, 생(生)을 마감하는 것이 슬프지 만은 아니함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원래부터 화장을 선호 했던 나는 근래에 들어 매스컴에 보도되는 납골당이나 이런 류의 보도를 유심히 보게 되었다. 아버님은 국립묘지에 묻히신 관계로 어머님도 후에 아버님 옆에 모시면 되고,,, 밝고 햇살이 잘드는 묘소는 자식들이 보기에도 '편안한 안락'을 느끼게 한다.
 
-요즘에 자연장(自然葬)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전에는 죽으면 화장을 하여 강이나 평소에 고인이 원하는 곳에 뿌려주는,,, 또는 화장을 하여 땅을 파서 분골을 뿌리고 그곳에 나무를 심고 기억하는 수목장(樹木葬)이 자연장 이였다면,,  최근에는 화장을 하고 분골을 하고, 흙을 파고, 분골과 흙을 섞음뒤에, 되메우는,,, 이런 형태의 자연장이 권장되고 있다 한다. 이런 경우에는 얼마되지 않는 땅에 후에 가족 모두의 분골이 섞인다는 의미도 있고, '가족비석' 하나만 세워 사망자 이름 밑에 '졸(卒)'자를 새기면 된다니 간편하기도 하다.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고, 늙어가고 죽어가는 모습까지,,,, 모두가 물이 흘러 흘러가듯, 자연스러움 이리라,,, 주위에서 건강했던 친구들의 부음 소식에 문득,,, 이런 생각을 정리해 본다.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나 인간답게 살기가 너무나 힘든 요즈음에,,,, "인간답게 죽는 것은 어떤모습 일까???,,"하고 생각해 본다. 가을에 왠 청승 이냐고 힐난하는 친구가 있을지 모르지만 자연스럽게 되묻는 나에 대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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