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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8월... 그리고,, 무더위 !




                      - 그녀의 미소는...  아름답다!




 이백 년 전에 살았던 이 어처구니 없는 남자를 생각하면, 이
제는 미술관이 된 (발자크의 집)을 지키며 대낮에도 졸고 있
던 아줌마와, 매표소로 변한 부엌에서 수도꼬지를 틀어 물을
마시던 젊은 오후, 여러번 가필해 독창적인 걸레처럼 지저분
해진 원고지가 파시(Passy)의 골목길에 진열된 먹음직한 케
이크 위에 펼쳐진다. 발자크가 살아 있다면 입맛을 다셨을 예
술적인 디저트를 욕망 했으나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가지 않았
다.
 
 석탄푸대나 다름없는 수도복 밑에 가위와 칼을 매달고 문
학요리에 전념하다, 몇년에 한번 발작처럼 가망 없는 연애에
매달려 목숨을 소진했던 가련한 사람, 연인에게 달려가며 삼
십 분마다 마부에게 팁을 주었다는 우스꽝스런 이야기, 그리
고 세속의 먼지를 뒤집어 쓰고도 팔짱을 풀지 않았던 바위 같
은 자아가 로댕의 조각과 겹쳐진다.
 
 나 또한 그처럼 어리석었으니, 재능은 발자크에 못 미치나
어리석음에는 그에 못지 않았다, 다시 살아야겠다, 써야겠
다, 싸워야겠다.
 
 
  -최영미 시 '발자크의 집을 다녀와'모두





- 장인 어른이 맹장염으로 입원을 하셨다. 처음에는 장염으로 동네의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가 X-RAY 사진과 기타 검사에서 증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맹장염'이 아니냐는 큰처남의 말은 무시 되었고 조금 통증이 가라앉자 토요일 오후에 퇴원하신 장인은 일요일 다시 고열로 입원 하시더니 월요일 마눌님과 아이들 모두 병문안을 가보니 그 건강하신 분이 얼굴이 반쪽이다. 잠시후 진료시간이라 의사가 와서 진료를 하는데 나타나는 증세가 딱 맹장염이다. 의사도 미심쩍은 표정이더니 X-RAY를 다시 찍고 몇가지 검사를 다시하더니 오후에 맹장염이란 진단이 나왔단다. 그 와중에 자신의 선배를 소개시켜주어 그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받았다는데,, 맹장이 터진지가 꽤 되어 수술하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새삼 다시 느끼는 것이지만,,, 세상에는 돌파리, 이름뿐인 의사들이 너무 많다. 그런 사람들이 돈으로 병원을 차려놓고 쉬운 환자들만 보고 자신의 실력으로 어려운 환자들은 또 이송을 한다. 나름대로의 계산으로,,, 

- 8/5일 부터 가지기로 한 휴가계획은 공염불이 되고, 마눌님은 병원으로 왔다 갔다. 나는 아이들 공부하는데 남아서 뒤치닥거리,, 황금같은 여름휴가를 집에서 보내게 되었다. 전화위복이라 생각하고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쌓아논 책들을 끄집어 내어 책장을 넘기며 어제부터 독서 삼매경에 빠지는데,, 마눌님이 없으니 큰딸이 또 상전이다. 밥도 차려주어야 먹고, 반찬이 없다는 둥 잔소리더니,, 밖으로 나가 사먹자 하면 귀찮다고 안나간다 하니,,, 꼼짝없이 세끼를 차려서 바쳐야 한다. 큰 녀석도 고 2의 중요한 여름방학인데,,, 잠시 더위를 쉬게 해 주려 했더니 그것도 안되니,, 불쌍하다. 하여 힘없는 아빠가 "예~ 예~~" 하며 밥상을 대령한다. 무더운 여름, 이 더위에 공부하기도 힘이들지....


- 도시는 여름휴가를 맞아 한가함 까지 느낄수 있다. 도로에도 눈에 띄게 차가 줄어들었고,, 거리도 한산하며 문을 닫은 삼점도 곳곳에 눈에 띈다. 이번주와 다음주 까지는 나름대로의 한가함을 즐길 수 있을 듯, 그나저나 여름의 무더위로 가뜩이나 약화된 체력은 회복되기는 커녕 점점 더 떨어져 가는듯 싶으니,,, 이도 문제는 문제다. 치료기간을 최소기간으로 잡고 바짝 노력해야 하는데,, 하여 보건소의 관리 프로그램에 등록하겠다고 월요일 신청서를 보냈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병을 더하고 나서 변한게 많이 있네,, 기력이 부쳐서인지 정리정돈에도 손을 놓게 되고,, 예전에는 내 손으로 일일히 거쳐야 했던 집안의 일들도 이제는 딸들을 시키거나 방치하게 된다. "너무 유난 떨면서 살아서 무엇하나..." 하는 생각도 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어느정도의 '체념'을 배우게 되었다고나 할까?!... 생각하면 서글퍼 지지만 현실은 현실이니,, 받아들여야지. 뜨거운 이여름... 휴가 동안에 나는 '비워내기' 를 다시 배운다. 내 생활을 단순화 시키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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