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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마음의 角을 바로 세우며...




  - 무더위에 지치지만,, 마음만은 새처럼 자유롭게 날고 싶다!





그가 쏟아놓고 간 물이
마르기 위해서는 얼마간 시간이 필요하다
사진속의 눈동자들은
변함없이 웃고 있지만 실은
남아 있는 물기를 거두어들이는 중이다
물기를 빨아들이는 그림자처럼
그의 사진은 그보다 집을 잘 지킨다
사진의 배웅을 받으며 나갔다
사진을 보며 거실에 들어서는 날들,
그 고요 속에서
겨울 열매처럼 뒤늦게 익어가는 것도 있으니
평화는 그의 사진과 함께 늙어간다
모든 파열음을 흡수한 사각의 진공 속에서
그는 아직 살고 있는가
마른 잠자리처럼 액자 속에 채집된
어느 여름날의 바닷가, 그러나
파도소리 같은 건 더이상 들리지 않는다
사진속의 눈동자는
물기를 머금은 듯 웃고 있지만
액자 위에는 어느새 먼지가 쌓이기 시작한다
볕이 환하게 드는 아침에는 미움도
연민도 아닌 손으로 사진을 딱기도 한다
먼지가 덮으려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걸레가 딱으려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 나희덕 시 '그의 사진' 모두





- 요즘들어 우리 아이들에게 새삼 놀라는 것은 "생활의 예의가 없다" 라는 것이다. '사소함'이라 불리는 것들,, 여태까지 모범을 보이면 따라 오겠지,, 하던 것을 하나 하나씩 지적하여 고치려 하니,, 아이들은 일상에서 아빠가 갑자기 자기생활에 트집을 잡는다고,, 사소한 것도 봐주고 대신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내 생각에는 집에서도 바로 하지 않으면 밖에서야 말할 나위도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고2 인 큰아이와 중2인 작은아이,, 큰아이가 무슨생각인지 엄마와 말을 편하게 하기 시작했고 마눌님도 그냥 넘기는듯 하더니,, 작은아이도 언니의 말투를 따라서 한다. 몇번을 주의를 주고 마눌님에게 아이들 말버릇을 고치라 했지만 웃어 넘기더니,, 근래에 와서는 할아버지나 할머니에게도 옆에서 듣기에 민망한 말을 서슴없이 할 때가 있어 내가 있으면 경을 친다. 존칭이나 언어의 격은... 한번 그 벽을 허물어 버리면 다시 격을 쌓기란 사실상 불가능 한데,,,,

- 格이,, 사라진 시대이다. 모두가 TV나 메스컴의 영향인데,, 모두가 '친근하고, 편하고,,' 를 강조하다보니,, 약속,어른, 존경, 존중, 예의,,, 이런 단어들이 비웃음을 사는 시대를 살고있다. 가정이란 작은 구성 안에서도 아빠나 엄마가 모범을 보여도 '시키지' 않으면 '내일'이 아닌,, 시대를 우리는 살고있다. 그만큼 아이들이 바빠졌다고 자위를 해야만 할까?!?... 내 자식이기에 고칠것이 있으면 바로 고쳐야 한다. 비록 그로인해 조금 사이가 멀어진다 해도,, 고3과 중3 이라는 중차대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힘든줄 알고, 힘들다고 하는데,, 마냥 옆에서 걱정해 줄 수 만도 없다. 엄마, 아빠가 약해지면 아이들도 약해지리니,,, 잘못할 때는 머리도 쥐어박고, 때로 살살 달래기도 하면서,, 험난한 시기를 잘 넘겨야 한다. 몸이 아프니 모두가 마음 같지가 않다. 아이들이 자라서 훗날 뭐라고 아버지를 말할까?! 욕이나 하지 않으면 다행일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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