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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숲에 들다

절벽/공광규


내가 시시해졌다

부동산, 재태크, 조루증 상담

이런 광고들에 눈이 쏠린다

 

마음으로 하는 사랑

숨어서 하는 연애

남몰래 하던 외도

무덤까지 묻고 가기로한 은밀한 상처도

긴장이 풀렸다

 

아찔한 계룡산 능선이나

북한산 바위 절벽

거가 매달려 있는 소나무를 보고

이제는 위험하다는 생각보다

운명이라 생각을 한다

 

그러니 나는

분명히 타락했다

이런,

마흔에 순결이 구겨지다니

 

절벽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

다시.

절벽으로 올라가야 겠다 

 

 

  - 공광규 시 '절벽' 모두

 

 

 

* 시인의 말대로 40 이 넘으니 보이는게 부동산, 조루증, 재테크... 이런 시시한 광고들 뿐이다. 사는게 시시해 졌다. 이렇게 적고보니 40 이전에 꽤 산듯 싶어,, 피식 헛바람만 나왔다. "왜 사느냐고 물으면... 웃지요!" 요즘의 세월을 이렇게 표현 할 수 있지 않겠는지,, 잘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딱히 이렇다 할 비전이 보이지 않는 세월은 아이들 말로 시시하고 재미없다. "본래 세상이 그런걸 어쩌란 말이냐?!" 하고 갈 한다면 할말이 없지만,, 세상일 이란게 결국엔 '내 탓'이 아니던가. 때로 부디끼는 어려움에 치매걸린 노인처럼 잊은척, 깜박한척 해 보지만,, 결국에는 "내 탓이요, 내 탓이다!" 나이만큼 늘어나는 핑계와 이유에 휘둘리지 말고 더욱 더 공부하고 치열하게 노력해야 할 세상이니,  안하고 하지못한 못난 내자신을 다시 절벽에 세우자. 위태, 위태 버티다가 안되면 절벽에서 뛰어내림도 아름다우리, 논개만은 못하겠지만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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