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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숲에 들다

껍대기는 가라/신동엽


껍대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대기는 가라

 

껍대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대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대기는 가라

이 곳에선, 두 가슴과 그 곳까지 내논

아사다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 할지니

 

껍대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 신동엽 시 '껍대기는 가라'모두

 

 

 

 

* 껍대기나 알갱이 라고 떠올리니,, '돈이냐 사랑이냐?' 하는 신파조의 대사가 떠 오르고,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는 햄릿의 대사가 연상되니,, 우스운 일이다. 흔히 말하는 이원론적인 대립은 신물이 난다.

세상을 살다보니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존재함을 알았다. 국민학교 때 배웠던 단어 하나 하나의 뜻을 제법

나이가 들어서도 '사전'을 통해 다시금 되 확인하는 세상이다. 세상에는 빛과 어둠이 존재하듯이, 주체적인 나와

종적인 나가 존재한다. 한세상 열심히 살아 알갱이로 존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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