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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어두운 밤에 연등하나 켜 두며,,,







꽃 같네요
꽃밭 같네요
물기어린 눈에는 이승 같질 않네요
갈 수 있을까요
언젠가는 저기 저 꽃밭
살아 못 간다면 살아 못 간다면
황천길에만은 꽃구경 할 수 있을까요
벽 돌담 너머는 저기에 이를까요
벽 돌담 너머는 사월 초파일
인왕산 밤 연등, 연등, 연등
오색영롱한 꽃밭을 두고
돌아섭니다.
쇠창살을 등에 지고
침침한 감방을 향해 돌아섭니다.
굳은 시멘트벽 속에
저벅거리는 교도관의 발자욱 울림 속에
캄캄한 내 가슴의 옥죄임 속에도
부처님은 오실까요
연등은 켜질까요
고개 가로저어
더 깊숙이 감방 속으로 발을 옮기며
두 눈 질끈 감그면
더욱 영롱히 떠오르는 사월 초파일
인왕산 밤 연등, 연등, 연등
아아 참말 꽃 같네요
참말 꽃밭 같네요.

 

 
  
- 김지하 시 '초파일 밤' 모두
[시와 불교의 만남 3 ], 동국역경원, 1989.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시고 공중무색 무수상행식 무안이비설신의무색성향미촉법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 무노사 역무노사진 무고집멸도 무지역무득이무소득고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 고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고 득야늑다라삼먁삼보리 고지뱐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등주 능제일체고 진실불허 고설 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아제아제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