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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자식과 아내..'물끄러미'





 

잘 아는 스님께 행자 하나를 들이라 했더니
지옥 하나를 더 두는 거라며 마다하신다
석가도 자신의 자식이 수행에 장애가 된다며
아들 이름을 아예 '장애'라고 짓지 않았던가
우리 어머니는 또 어떻게 말씀하셨나
인생이 안 풀려 술 취한 아버지와 싸울 때마다
"자식이 원수여! 원수여!" 소리치지 않으셨던가
밖에 애인을 두고 바람을 피우는 것도
중소기업 하나 경영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 한다
누구를 들이고 둔다는 것이 그럴 것 같다
오늘 저녁에 덜돼먹은 후배 놈 하나가
처자식이 걸림돌이라고 푸념하며 돌아갔다
나는 "못난 놈! 못난 놈!" 훈계하며 술을 사주었다
걸림돌은 세상에 걸쳐 사는 좋은 핑계거리일 것이다
걸림돌이 없다면 인생의 안주도 추억도 빈약하고
나도 이미 저 아래로 떠내려가고 말았을 것이다

 
   
- 공광규 시 '걸림돌' 모두
<제 4회 윤동주문학상 대상작 중에서>

 




며칠전, 예전에 대학시절 알바이트도 함께했고 열심히 살았던 절친이 이른바 '돌싱'이 되어 내 앞에 나타났다. 그간의 마음의 고생을 나타내듯 초체해진 모습인데,, 할말이 없어 술한잔을 사주며 비우는 빈잔에 술만 채워 주었다. 몇잔을 말없이 비우고는 소리도 없이 눈물을 흘리는데,, 그 '심정'이 이심전심으로 마음이 옮겨져 나역시 애굿은 술잔만 비웠다.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가족들과 헤어져 '홀로서야' 하는 그 구구절절한 사연이야 듣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인생을 사는데 있어 가족이 힘이되고 축복이 되어야 함에도,'장애'로 작용 된다면은 정말 불행한 일이다. 사람으로 태어나 성년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일가를 이루고 자식을 낳고, 가족을 이루며 사는일... 평법하게 느껴지는 '일상'이 실로 많은 사연으로 이루어 진다. 아무것도 묻지않는 나에게 여행을 떠날거란 이야기를 한다.

사람의 일이란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끝을 냈으면 다시 시작하여야 하는게 인생이다. 삶에 진실 하였다면 후회하지 말아야 하고, 선택한 삶에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잡념을 없애는데는 도보여행이 좋다며 '제주올레길'을 추천해 주며 힘을 실어 주었다. 어느덧 주위를 돌아보면 여러가지 사연으로 '홀로사는' 친구들이 적잖게 보인다. 사별이든 이별이든,, 결국에는 혼자서 극복해야 할 문제 이지만,, 지인들의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는것은 역시 고통이다. 몇시간 앞도 내다보지 못하면서 '제 잘난 맛'에 사는게 인생이지만,, 남자 역시 '자식'에는 피눈물을 흘린다.

"제법 나이를 먹으니 하루가 화살처럼 빨리도 지나간다" 또래들이 자주들 이야기 하는 말이다. 5월도 어느덧 하순... 어느덧 일년의 절반을 바라보고 있다. 정신을 차려야지,,, 마무리 해야 할 일들이 줄을 서 있다. 주변의 재고를 마저 정리하고, 미련들은 모두 버리고 7월, 후반기를 잘 시작하여야 한다. 자식이 내게는 무엇일까? 친구가 이야기 하듯이 어느 인생의 순간에 '걸림돌'이 될까? 아니면 세상살이를 살아가는 좋은 '핑계거리' 일까?!,,,  어찌됐든 시어중 하나인 "못난 놈! 못난 놈!" 소리가 '얼굴'을 때린다. 나이가, 세월이 이처럼 무섭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