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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때로,,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싶을 때...


 

 


아무리 외워도 늘 소용없다
가로 세로 언제나 헷갈려서
라디오를 켤 때 안테나가
가로로 올라가는지 세로로 올라가는지
밀물 때 조개를 캐는지 썰물 때 캐는지
제부도 바닷길이
물보라 속으로 잠길 때가
밀물 때인지 썰물 때인지
정말 모르겠다
pull에서 밀고 push에서 당기고
르네쌍스 호텔 커피숍에 약속이 있는 날
무거운 문 밀고 들어가다가
그만 또 헷갈린다
pull이라고 써 있는데도
문을 힘주어 밀다가 서양인한테 들키면
국위손상이 되고 벌금도 내는 것 아닐까?
내가 바보일까?
중학교 때 가끔씩 1등도 했었는데?
첫사랑 여자의 왼쪽 눈썹 위에
주근깨가 다섯 개 있던 것도 기억하지만
가로 세로 밀물 썰물 pull push
도무지 뜻을 알 수가 없다
사랑하는 여자와 사랑을 나눌 때는
위에서 아래로 놓인 상태라야 되는지
옆으로 된 방향이라야 되는지
당겨야 할지 밀어야 할지
밀물처럼 하는지 썰물처럼 하는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
가로? 세로? 밀물? 썰물? Pull? Push?
이 간단한 어휘들이 내 앞에 와서는
왜 해체되어 무의미가 되는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
 

- 오탁번 시 '어휘에 대한 망상' 모두
『1미터의 사랑』 (시와시학사, 1999)




사회생할을 하면서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보지만, 그 과정이 결국에는 '맨투맨'으로 이루어 지기에 사람을 만나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항상 사람들을 만나면서 많이 배우지만,, 사람의 일이라는게 당당하고 정중하게 자신을 말하고 요청하며 협의하며 맞추어 가는 것이다. 가끔.. 협력관계로 계약에 의해 일을 할때가 있는데, 그럴경우 해당 업체의 직원들을 보면, 그 회사의 사정이나 업체의 전체의 흐름 같은게 보이는듯 하다고 하며 과장일까? 우리가 흔히 '이름값' 한다고 하듯이 회사의 네임에 따라서 보여지는 수준이 거기에 맞춰 기대치가 보이면 흐믓하다. 물론 일에 따라서 '견제와 알력'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시간에 따라서 '파트너쉽'이 보여진다. 인력이 넘치고, 사람을 '쓰는일'에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 '이익'에 치우쳐 일을 그르친다. 일을 맡기고 계약하며 성과를 내는데 있어서 중요한 과정은 '협의과정'인데 결과물에 너무 집착하여 그 과정에서 사람을 잃는다.

비평과 비난은 어떻게 다른가? 비평은 자기반성의 시간이 되지만, 비난은 분노를 낳아 삶의 시선을 바꾸게 된다.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 하고 항상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지만,, 참아내기 힘든 사람들이 세상엔 존재한다. 내가 시선이 삐딱하고 수양이 덜 되어서 일수도 있지만, 위치에 맞는 처신은 중요하고, 지위가 높을수록 무례한 것이 자랑은 아닐진데,,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부처님, 하나님을 수십번씩 속으로 부르게 된다. 때로 쓸데없이 예민한 날에 그 원인이 너무 민감한 나자신에 있지 않을지...!? 분노를 하게되면 '통제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 쓰디 쓴 경험을 몇번 해 보았었다. 그 경험을 통하여 참고 인내하는 것이 터뜨리는 것 보다는 나에게 옳다는 것도 알았다. 바라건데 모두가 보기에도 내가 참아야 할 이유가 없는 순간조차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를! 


'인정하는 태도' 이제야 겨우 이것이 생겼다. 더하고 덜함이 없이 '나'를 바라보자, 아프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