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와 사는 이야기

’당신‘이 내 날씨.

‘푸근 한’ 아즈매가 보고 싶다.



먹밤중 한밤중 새터 중뜸 개들이 시끌짝하게 짖어댄다.
이 개 짖으니 저 개도 짖어
들 건너 갈뫼 개까지 덩달아 짖어댄다.
이런 개 짖는 소리 사이로
언뜻언뜻 까 여 다 여 따위 말끝이 들린다.
밤 기러기 드높게 날며
추운 땅으로 떨어뜨리는 소리하고 남이 아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의좋은 그 소리하고 남이 아니다.
콩밭 김칫거리
아쉬울 때 마늘 한 접 이고 가서
군산 묵은 장 가서 팔고 오는 선제리 아낙네들
팔다 못해 파장떨이로 넘기고 오는 아낙네들
시오릿길 한밤중이니
십릿길 더 가야지.
빈 광주리야 가볍지만
빈 배 요기도 못 하고 오죽이나 가벼울까.
그래도 이 고생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못난 백성
못난 아낙네 끼리끼리 나누는 고생이라
얼마나 의좋은 한세상이더냐.
그들의 말소리에 익숙한지
어느새 개 짖는 소리 뜸해지고
밤은 내가 밤이다 하고 말하려는 듯
어둠이 눈을 멀뚱거린다.


- 고 은 시 ‘산제리 아낙네들’모두




* 새벽에 눈을 뜨고,, 문득 길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창밖은 영하 11도의 눈도 더러 내리는데, 뜨겁게 커피를 한잔 내려 책상앞에 앉는다. 송년회식을 한번하고 음식의 유혹에 빠져 혈액검사 바로 전날에 ‘폭식’을 하고 말았다. 여기서 폭식이란 나에겐 따른 의미인데,, 평소에 잘 절제했던 금지 식품들을 ’그냥‘ 먹었다는 것이다. 곱창전골에 칼국수까지…, 예상대로 인 수치가 기준선을 가볍게 넘었고 생각치도 못했던 부 갑상선 수치가 9배나 뛰어 그야말로 혼비백산, 의사와 간호사에게 ’자수‘하고 말았다. 2022년의 끝 무렵에 ‘교훈’을 하나 크게 얻는다. 몸은 정직하다는 것.

하루에 두끼, 토요일 투석하면 월요일은 한끼.., 적당한 공백에 익숙해 졌다고 생각하는데 ‘먹는 것’에 잠재된 욕심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식을 하지 않는 한 평생을 공복을 느끼며 살텐데,,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일이 하나가 더 추가 되었다. 의사들이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인 수치에의 걱정에서 벗어 나려면 ’커피‘ 마저도 끊어 버려야 하는데,, 이것마저 끊으면 어찌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하다 웃는다. 아직도 멀고, 멀었다는 생각. 2023 새해 중순 쯤, 부산으로 여행을 가려고 ktx를 예약했다. 일요일 새벽에 떠나서 월요일 오후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호텔도 부산역 근처로 예약하고 열차도 모두 예약을 마치니, “갈 수 있을까?” 하는 망설임…



스쳐 지나가는 장소들과 정겨운 친우들,, 떠오르는 부산의 맛있는 음식들,, 잘, 조절 할 수 있을까?!… 다음 날이 바로 투석일 인데 ‘신 간호사’의 정 있는 잔소리가 무서운데, 정겨운 자갈치 아즈매의 사투리가 먼저 떠오르니 음식량 조절에 ‘성공’할 수 있으려나? ‘입맛’이 계속 없기를 바래야 하나?!…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셀레임’도 가질 수 없다면 ‘산 송장’ 이겠지.







'시와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아침에 깨어나  (2) 2023.01.01
기 형도 / 식목제(植木祭).  (0) 2022.12.28
내 삶의 얼굴들..,  (0) 2022.12.14
12월의 시 / 최지은  (2) 2022.12.09
김영원 시인의 詩 읽기.  (2) 2022.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