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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rain,


살아있음으로 내가 느끼는 것은,,, rain !!!
조회(350)
이미지..,love. | 2007/04/20 (금)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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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꿈 하나는 방방곡곡 문 닫은 방앗간을 헐값에 사
들여서 술집을 내는 것이다 내 고향 양지편 방앗간을
1호점으로 해서 '참새와 방앗간'을 백 개 천 개쯤 여
는 것이다 그 많은 주점을 하루에 한 곳씩 어질어질
돌고 돌며 술맛을 보는 것, 같은 술인데 왜 맛이 다르
냐? 호통도 섞으며 주인장 어깨도 툭 쳐보는 것이다
 
 아직도 농사를 짓는 칠순 노인들에겐 공짜 술과 안
주를 올리고 가난한 농사꾼의 자식들에겐 막걸리 한
주전자쯤 서비스하는 것이다 밤 열 시나 열두 시쯤에
는 발동기를 한 번씩 돌려서 식어버린 가슴들을 쿵쾅
거리게도 하고, 조금은 슬프기도 하라고 봉지 쌀을 나
눠주는 것이다 마당엔 소도 두어 마리 매어놓고 달구
지 위엔 볏가마니며 쌀가마니를 실어 놓는 것, 몰래 가
져가기 좋도록 쌀가마니나 잡곡 가나니에 왕겨나 쌀겨
라고 거짓 표찰도 붙여 놓는 것이다
 
 하고많은 꿈 중에 내 꿈 하나는, 오도독오도독 생쌀
을 씹으며 돌아가는 서늘한 밤을 건네주고 싶은 것이
다 이미 멈춰버린 가슴속 발동기에 시동을 걸어주고,
어깨 처진 사람들의 등줄기나 사타구니에 왕겨 한 줌
집어넣는 것이다 웃통을 벗어 달빛을 털기도 하고 서
로의 옷에서 검불도 떼어주는 어깨동무의 밤길을 돌려
주고 싶은 것이다 논두렁이나 자갈길에 멈춰 서서 짐
승처럼 울부짖게 하는 것이다.
 
 
  -이정록 시 '좋은 술집'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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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다가,,, 적어 놓다가,, 지워 버리기를, 3번,,,길 밖으로는 비가 세차게 내리고 바람이 부는데, 난 알수없는 갈증에 물을 계속 마신다. 새로 개발한 '悲愴(비창)'이란 작은 bar에는 모짜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1번이 흐른다. 이처럼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날에는 모짜르트는 나에겐 맞지 않다. 베에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3번 F단조, 열정을 신청했다. 작은 bar를 압도하듯 역정적인 블라드미르 아쉬케나지의 연주,,, 보관해 두었던 와인을 다마시고 위스키를 언더록으로 두잔을 마시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져 온다. 이곳의 주인마담은 秋(추)마담, 성은 추씨가 아닌데 가을을 제일 좋아해서 추마담이라 한다. ㅎㅎㅎ,,, 추마다이 들으면 화내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얼굴이 추(다소 못 생긴..)해서 추마담 같은데,,, ㄲㄲ,,, 이것이 나의 무지의 소산임을 알아내기엔 몇시간도 걸리지 않았으니,,, 보기와 달리 옛날에 음악을 전공하여 음악과 미술, 꽃에도 박식한 요즘 보기드믄 인테리(?!)다. 이 단어를 써보기도 간만이다. 이상하게도 내가 가는 곳의 주인마담들이 모두 글래머이니,,, 코뿔소 아줌마에 이어 코끼리 아줌마, 이번엔 오동통하니 꽃돼지 아줌마라고 별칭을 붙여야 하나,, 남편분과 둘이서 장사를 하시는데 환상의 콤비를 이룬다. 안주도 깔끔 하면서 싸고 맛있고,,, 술값도 저럼하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에서 째즈까지 음반이 다양하고 박식하여 '척척'이다.
 
-추마담은 애기를 하지 않는데,,, 남편 분에게 넌지시 물으니 피아노 공부를 했었다고,,, 이곳에는 내가 좋아하는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음반은 거의 다 있다. 거기에 '클라라 하츠칼'까지,,,, !? 비가 내리면 가고 싶어질 곳이 생긴 것 같다. 친구는 비가오면 첼로의 연주가 듣기 좋다고 했는데,,, 홀안을 가득히 울리는 피아노 연주도 좋다!!! 나이가 오십을 넘기면 이렇게 작은 bar나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며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하는 노후는 감사 할것 같다.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정상적으로 목돈을 벌기는 정말 어려운 시기인 것 같다. 작은 건물이라도 하나 가지고 있어야 운영의 어려움을 생각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데,, 나도 노후에는 예전부터 커피 전문점을 하고 싶어서 커피 뽑는 기술이나 로스팅, 원두의 체게적 공부등 기초공부는 착실히 해 놓았는데,,, 준비는 됐는데 사업으로 돈을 벌어 모아 놓지는 못했으니,,, ㅉㅉㅉ,,, 이러다가 예전에 군에서 따놓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으로 노후에는 '복덕방 할아버지'가 되는 것은 아닌지,,, ㅎㅎㅎ,,, '중개사'하시는 분들이 화내시겠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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