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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一心.


"一切有心" 이라는 것은,,,, '생활'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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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love. | 2007/04/22 (일)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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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거세어지자, 자장면
빈 그릇을 감싸고 있던 신문지가
골목 끝으로 굴러간다, 구겨지는 대로
제 모서리를 손발 삼아 재빠르게 기어간다
웅덩이에 빠져 몸이 다 젖어버리자
그제야 걸음을 멈추고 온몸을 바닥에 붙인다
스미는 것의 저 아름다운 안착
하지만 수도 없이 바퀴에 치일 웅덩이는
흙탕물을 끌고 자꾸만 제 안으로 들어갈 것이다
먼 밤대편으로 뚫고 나가려는 웅덩이에게
흙먼지와 신문지가 달려가고
하늘이 파스처럼 달라 붙는다
자신의 몸 어딘가에서 손발을 끄집어내어
허방을 짚고 나올 때까지, 삶이란 스스로
지프라기가 되고 신문지가 되어 굴러가야만 하는 것을,
흙먼지를 밀치고 파르르,
제 몸을 들여다보는 하늘의 눈.
 
 
  -이정록 시 '웅덩이'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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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스님이 아직 20대이던 해에 道를 깨우치기위해 백담사로 들어 갔을때, 세계에는 한국 이외에도 넓은 천지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세계를 두루 여행하기로 결심하고, 무전여행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세계의 지리와 사정을 너무도 모르는 그는, 우선 서울로 가야하리라는 생각에 설악산 백담사를 나섰습니다. 음력 2월 초순, 산에는 아직 눈이 쌓여 있었고, 들과 양지는 상당히 눈이 녹아 있는 해빙기 였습니다. 얼음이 녹아서 흐르는 냇물도 있었습니다. 백담사에서 서울로 가려면 산길 20리를 나와서 '가평천'이라는 냇물을 건너야 했는데, 길이가 1마장이나 되는 그 냇물에는 다리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눈이 녹아 내리는 물로 내는 상당히 불어 있었습니다. 눈 녹은 물은 얼음보다 찼습니다. 말하자면, 가평천은 세계일주의 길에 나선  그를 가로막는 최초의 난관 이였습니다. 그는 다리를 걷고, 냇물을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산골 내에는 크고 작은 둥근 돌이 깔려 있었고, 물이끼에 미끄럽기 짝이없어 발 붙이기도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얼마되지 않아서 물이 뼈속까지 차갑게 배어 올뿐만 아니라, 발이 디디는 대로 미끄러지고 부딪쳐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젊은 만해스님은 물속에서 비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남은 일이라면 주저 앉거나 넘어지는 일 뿐이 였습니다.
 
-만해스님은 버텼습니다. 그리고는아품과 통쾌감이 엇갈리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건네주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속에서 일체유심(一體有心)의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나는 홀연히 생각 하였다. 적어도 나는 한 푼 없는 맨주먹으로 세계만유를 떠나지 않느냐, 어떠한 곤란이 있을 것을 각오한 것이 아니냐, 인정은 물 녹은 물보다 더욱 찰 것이요, 세도(世途)는 조약돌보다 더욱 험난할 것이다. 이만한 물을 건너기에도 인내력이 부족하다면 세게만유라는 것은 부질없는 것이 아닌가 하여 스스로 나를 경책하는 동시에 나를 무시하였다. 차고 아픈것은 참았는지 잊었는지 모르나, 어느 겨를에 피안에 이르렀다. 다시보니 발등이 찢어지고 발가락이 깨어져서 피가 흐른다. 그러나 마음에는 건너온 것만이 통쾌하였다. 다시금 일체유심을 생각했다."
 
-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며,,, 우리의 일상속에서 겪는 차가움과 험난함, 그리고 사람으로 살아가는 여러모습에서 인내하고 이겨내며 걸어가야 할 길들을 생각 합니다. 경제는 어렵고, 삶이 우리를 속일 때도 있으나, 우리는 하루 하루 주어진 날들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루하루를 여는 것이 때로는 힘들고 일어서기 힘들 정도로 피곤 하지만,,, 문득, 고창의 선운사 전나무길을 홀로 걷고 있던 때를 생각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루 하루 먼길을 떠나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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