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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사는 이야기

Melancholia.., 비상.

어느 날, 봄 제주.



세월의 머언 길목을 돌아
한줄기 빛나는 등불을 밝힌
우리의 사랑은 어디쯤 오고 있는가.

아직은 햇살도 떨리는 1월의 아침
뜨락의 풀뿌리는 찬바람에 숨을 죽이고
저 푸른 하늘엔 새 한 마리 날지 않는다.

살아갈수록 사람이 그리웁고
사람이 그리울수록 더욱 외로워지는
우리네 겨울의 가슴,나처럼 가난한 자
냉수 한 사발로 목을 축이고
깨끗해진 두 눈으로
신앙 같은 무등이나 마주하지만
나보다 가난한 자는
오히려 이 아침 하느님을 만나 보겠구나.

오늘은 무등산 허리에 눈빛이 고와
춘설차 새 잎 돋는 소리로
귀가 시린 1월의 아침
우리의 기인 기다림은 끝나리라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땅도 풀리고
꽃잎 뜨는 강물도 새로이 흐르리라
우리의 풀잎은 풀잎끼리 서로 볼을 부비리라.

아아, 차고도 깨끗한 바람이 분다
무등산은 한결 가즉해 보이고
한줄기 사랑의 등불이 흔들리고 있다.



- 허 형만 시 ‘1월의 아침’ 모두
* 있으라 하신 자리에, 문예바다, 2021


** 직업도 정리하고, 비워진 시간속에서 반복되는 루틴(명령어)을 찾고 그 루틴에 따라 새로운 체계를 세워서 그 일들이 내 삶에, 습관에 스며들기까지 육계월이란 시간이 걸렸다. 고이고 썩지않기 위해서 마음의 갈증과 갈등, 부수적으로 쌓이는 스스로에 대한 스트레스와 자기부정과 같은 부질없는 감정도 묵묵히 받아 들여졌다. 결국에는 내 시간이고 내 삶이며 내 삶의 고정이다.

“자유롭게~” 라는 화두는 평생을 두고 내 삶의 여기저기를 따라 다녔던 것 같다. 이제야 하나 나를 아는 것은 스스로를 선을 긋고 틀에 가두며 스스로를 한정했다는 점이다. 자잘하게 알바이트를 하고 시간도, 금전도 자유롭게 하니 주위에서 건네오는 ‘압박’에도 자유로워졌다는 것이다. 삶을 마치기까지 여유로울 수 없겠지만,, 미래는, 내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항상.., 지금이 현재가 먼저다. 내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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