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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사는 이야기

부모라는.., 이름으로

자식은,, 꽃 이다.




딛고 선 겨울 저수지의 얼어붙은 입이
발밑에서 쩍, 하고 갈라질 때
온몸이 내지르는 말이 엄마다

한낱 축생도 난생 벙어리도
오장육부 오므렸다 펼치면
한 호흡에 저절로 발성되는 말 ˙˙˙ 엄마

내 엄마의 엄마는
엄마가 일곱 살 되던 해
난산 끝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곰보라도 째보라도 좋으니
엄마라고 불러볼
엄마가 있어봤으면 좋겠다고
땅거미 내린 먼 목소리로
자주 자주 혼잣말하시던 엄마

달의 엄마 별의 엄마
나비 떼 엄마들 둘러앉아
분단장하는 화엄꽃밭이 거기 있는지

어금니에 단단히 머금는 것만으로도
소태 내린 입속이
무화과 속꽃 핀 듯 환해지는 ˙˙˙ 엄마


- 김 명리 시 ‘엄마’모두
[바람 불고 고요한],문학동네, 2022.



* 요즘 부모노릇은 참 ‘힘 들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요즈음, 새해들어 좋은 소식으로 일보를 알린것이 작은 딸 아이의 신랑감의 소개인데 딸 둘을 키우는 입장에서 졸업 하고, 취업 그간의 ‘애 끓음’을 이겨내고 이제는 제 짝을 만나 출가 시키는 것이 ‘소원(?)’이 되었는데 시절이 ‘결혼해라’하고 부모가 권할 수 도 없는 세상이 되었다.


첫째가 비혼주의를 외쳐대길레 침묵하고, 작년에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나가서,, “손 안벌리고 살면 그것으로 됐다” 라고 생각했는데, 둘째가 그동안 만나던 남자친구를 드디어 얼굴을 보여주자 온갖 생각이 앞을 가렸다. 딸만 둘을 키워서 인가?!.., 잘 자란 남의 집 아들을 ‘사위감’이라 생각하고 만나니 여러가지 염려의 생각과 떠오르는 말을 ‘침묵’하기가 힘들었으나, 내 옛날에 장인 어른을 처음 뵙던 추억이 떠올라 말을 아끼고 덕담으로 첫 만남을 맺을 수 있었다.


이 아이들이 맺어져서 결혼까지 이어져야 하겠지만,, 요즈음 세대들의 ‘어지러운 이야기’에서 벗어나 ‘좋은 인연’이 되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속을 아주 뒤집어 놓았을 때, “ 너희들이 나중에 똑 닮은 딸 낳아서 키워봐라” 하고 말했던 적이 있었는데,, 아이의 독립과 결혼을 앞에 두고 이제야, 내 부모님의 생각과 처지를 되 짚어 본다. 이래서 ‘내리사랑’ 이구나..,


새삼, 반성 하노니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통 크고, 맷집이 큰 부모였나?!,, 하는 생각을 새삼 다시하게 된다. 엄마의 역활과 아빠의 역활이 따로 있지만, 부모라는 입장에서 아이들을 ‘고정된 틀’에 맞추려만 하지 않았나 하는 뉘우침. 바라건데 딸들이 내 생각보다 내적으로 더욱 성숙해서 아빠, 엄마보다 통이 크고, 삶의 맷집이 큰 성인이 되기를 기원한다. 삶에서 ‘독립’을 앞두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가 해 줄일은 많지 않다는 생각.

“ 사랑한다, 사랑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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