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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잠들 때

"Coffee" - 커피의 전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어떤 커피를 좋아 하십니까?" 하고 질문을 많이 받는다. 솔직히 말하면,, 직업상 젊은 시절부터 많은 나라와 많은 곳을 다니며 수 많은 종류의 커피를 마셔 보았지만,, 지금의 내가 제일 많이 마시는 커피는 사무실의 미스 용이 서비스 해 주는 맥심 커피요, 입맛에 가장맞는 커피는 뜨겁게 팔팔 끓인 물에 쵸이스 오리지날 3스푼에 설탕 1스푼이면 만족이다. 그래도 그간 이곳 저곳에 다니며 마셔본 커피의 맛과 향도 있고 또한 들은 풍월도 있어서 기억이 희미해지고 자료가 유실되기 전에 정리해 놓아야 했다. 얼마전에 친구들과 커피 이야기를 하다보니,, 명색이 말년에 '커피집'을 한다 하는 위인이 떠오르는 기억이 없으니,, 다시 복습해 놓을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1896년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에서 커피를 맛을 본 뒤 113년이 지났다. 우리나라의 커피는 11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다. '서양의 검고 쓴맛이 나는 한약 탕국'이라는 뜻으로 '양탁국(洋湯)'이라 불렸던 커피,  지금은 어느 거리에나 커피매장이 있고, 누구나 음료수 같이 커피를 마시지만,, 그렇다고 다 똑같은 커피를 마시는 것은 아니다. 2006년도에 1조 6000억, 2009년도에 2조원을 뛰어넘은 커피시장의 규모는 아직도 커피 소모량에서는 90% 이상이 인스탄트 커피가 차지하고 있다. 얼핏보면 스타벅스의 별다방과 커피빈의 콩다방이 고급커피를 대변하는것 같지만 이들이 고급커피의 전부는 아니다. 커피에도 마니아들이 있고, 이들이 직접 콩을 선택하여 콩을 볶아 다양한 맛과 향을 실험해 왔으니,, 커피에도 '커피계'가 있고 수많은 '커피메니아'가 있다.  

커피 1세대에는 '1서(徐 3박(朴)'이 있는데 전국에 퍼져있는 제법 연륜이 있는 100 여개의 로스팅 업소중 상당수가 제자임을 자처하며 1서3박을 '선생님'으로 떠 받들고 있다. 그중에 많이 알려진 분이 강원 강릉시 영진리에 '보헤미안'의 대표인 박이추(59)씨 인데 일본국적의 교포였다가 1990년대 후반 귀화 했다. 그의 커피를 맛보고 싶으면 강릉이나 안암동 고려대 후문의 '인터내셔널 커피하우스 보헤미안'을 찾으면 된다. 또 박원준(83) 박상홍(82)도 빼놓을 수 없는데 박원준, 박이추 씨는 도쿄 '겟샤텐' 학원에서 커피공부를 한 동문이고, 박상훈씨는 오사카에서 커피를 배웠다고. 1서(徐)는 1990년대 중반 서울명동의 '미도파 커피숖'과 신촌의 '쥬얼리'등에서 '융드립'으로 명성을 날린 서정달 씨다.

커피 2세대는 서울 압구정동 '압구정커피'의 허형만, 대구 '커피명가'의 안명규, 서울 인사동 '손흘림'의 이정기, 서울 부암동 '클럽 에스프레소'의 마은식 씨가 꼽힌다. 이들은 1990년대 후반 '한국커피문화협회'에서 함께 활동한 멤버라고 한다. 커피 고수들의 계보 따지기는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고 이뤄진다. 한국 커피애호가들의 안목이 높아진 것은 몇몇 전문가들의 커피 제조비법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특히 2000년대에 스타벅스가 한국에 진출은 역으로, '한국의 토종 커피 맛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며 커피문화 확산에 결정적 역활을 했다. 이제는 커피스쿨에서 몇개월 배워서 커피제조 실력을 뽑냈다가는 수많은 마니아 그룹에 처참하게 난도질 당하기 쉽상이다. 우유거품과 크림으로 커피맛을 속이려 드는 커피숖도 있지만 주인의 내공은 몇 모금만 마셔보면 금방 드러난다.





- 추천 커피점 10선(자가 로스팅점).


01. 서울, 압구정동 '압구정 커피' 02-511-5078
허영만씨가 직접 운영, 커피스쿨도 열림, 다양한 원두와 악세사리구입 가능.

02. 서울 안암동 '인터내셔날 커피하우스 보헤미안' 02-927-7949
박이추씨가 문을 연 커피숖, 현재 최영숙 점장,

03. 서울 청담동 '커피미학' 02-3444-0770
일본  간사이 지방의 커피기술을 한국으로 옮겨 옴.

04. 서울 연신내 '코니써클럽' 02-383-2300
미국에서 커피맛을 공부한 이진성씨 정통 에스프레소를 선보임.

05. 서울 인사동 '손흘림' 02-733-7484
'명동커피숖'이 인사동으로 옮기며 개명, 손흘림은 '드립'을 의미.

06. 강릉 '보헤미안' 033-662-5365
박이추씨가 운영. 바다를 보며 진한 드립커피를 맛볼 수 있다.

07. 경주 '슈만과 클라라' 054-749-9449
진한맛의 일본식 커피, 둘째주 일요일 오후 2시에 음악회.

08. 부산 '휴고' 051-256-0258
2001년 오픈, 중간의 로스팅 부담없는 맛.

09. 대구 '커피명가' 053-423-8756
중구 삼덕소방서 부근, 안명규씨가 운영 19년 역사.

10. 울산 '빈스톡' 052-267-7847
강하게 볶은 원두, 진한커피. 박윤혁씨 운영.






하루에도 명멸하는 커피전문점의 수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커피는 최고의 콩을 로스팅 한 뒤에 보름안에 추출해야 최고의 맛을 낸다." 스타벅스의 경우는 해발 1000미터 이상에서 자라는 아라비카종 중에서도 최상위 2%에 해당하는 좋은 품질의 원두를 세계 최고 수준의 로스팅 기술자들이 볶아낸다. 하지만 생두를 볶은 뒤 운송과 통관, 매장배달, 커피제조까지 수개월이 걸려 신선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개인적으로 시럽과 우유로 무장한 스타벅스식 커피에 불만인 사람의 한사람으로서 국내 장인들의 정성과 로스팅 마술로 빚는 천(千)의 맛, 만(萬)의 향이 그리우니,, 때로 먹고 살기에 분주해도 주위를 잘 둘러보아 그럴듯한 '커피전문점' 한곳은 단골로 '찜' 해 놓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