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네가 잠들 때

예술과 현실,, 소설가와 도둑.






며칠전 신문의 사회면에 조그마하게 어느 '소설가'가 강원도 농촌집과 공사장을 돌며 고추, 철근 따위를 훔치다가 붙잡혔다는 기사가 실렸었다. 석달 사이에 29차례, 훔친 물건의 값어치가 1300 만원, 한번에 50만원 정도이다.  이 52 세의 작가는 1990년대 지방 일간지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5편의 장, 단편소설을 발표하였고 대표적 소설가 단체에도 소속되어 있었다. 그는 경찰에서 "글에 전념하고 싶었지만 생계가 안됐다" 라고 진술했다고,,, 공사장에서 일하다 다리까지 다쳐 춘천의 허름한 월세방을 전전 했다며, 몇챠례의 절도 행각에 장애가 있는 아내도 나섰다고,, 글쓰기로 먹고 살 수 없어 그야말로 먹고 살려고 나선 도둑질 이였다는 소리이다.

 
세상이 참 많이 변해도 '먹고 사는데'에는 변함이 없으니,, 현실은 낭만이 아니라 눈물나는 현실 이라는 사실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사귄 친구중에 배우 지망생 친구가 있다. tv 에도 단막 배우로 몇번 나오더니 지금은 무엇을 하는지,, 연극을 배운다던 초기시절,,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연봉 50만원 이라며 자조적으로 웃으면서도 그래도 꿈이 있어 반짝이던 눈동자를 친구들은 자랑스러워 했는데,, 그 친구의 소식이 문득 궁금하다. 180이 넘는 큰 키에 멋진 옷맵시와 잘생긴 외모로 친구들 중에 스캔들도 제일 많았는데,,, '연줄'이 없으면 성장하기가 제일 어려운 곳이 연예계라며 술잔을 넘기곤 했었다.

 
문학지의 소설이나 수필의 원고료는 원고지 한장에 5천원에서 일만원, 시는 한편에 3만원에서 10만원 사이이다. 다른 직업을 가지지 않고 소설이나 시 만을 써서 생활을 한다면 아무리 잘팔리는 작가나 시인이라 하여도 왠만하여서는 배가 고픈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옛날에 '글쟁이'라면 딸도 안줬다나 뭐라나.... 소위 '글쟁이'들을 많이 아는 나로서는 이 한귀퉁이의 사건사고 소식에 초연할 수 없었으니,, 소위 글쟁이 들의 '꼿꼿한 자존심'을 익히 알기 때문이다. '도둑은 도둑일 뿐이다' 라고 얘기 한다면 할말이 없지만,, 평소 꿈과 희망과 사랑을 꿈꿨을 그 작가의 '현실'에서 짓밟혔을 생활을 추측하건데,,,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아파오는 것이다.

 

 " 배고픔은 글쓰는 이의 숙명일지 모른다" 하는 어느 문인의 한탄이 이제는 사라졌으면 하고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