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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천천히 걷기.


흙을 밢으며 천천히 걸어가는 아침 길.
조회(426)
이미지..,love. | 2007/09/05 (수)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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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스토리 - 일상


 
 
 
내 짝지 후배 여선생님
3월 초봄 전근 왔을 때 처음 보고
올 한 해 자리복 있겠구나 했었지
살랑살랑 바람결 같은 목소리
벙글어진 작약꽃 같은 미소
늘 다정하고 유순하니 평화로웠는데
1학기 중간고사 이틀 동안
창밖의 날씨마냥 얼굴이 흐렸어
집 나간 어머니 들락날락 떠도는 아버지
남동생이랑 단칸방에 살고 있는 수연이
담임 맡은 그 애가 이틀째나 결석인데
전화도 없는 집 연락할 길 막막한데
외진 동네 약도 들고 당장 찾아 나서야 할지
내 책꽂이 상담책도 뽑아들며 고민하더니
오늘 사흘째 시험 마지막 날
아침 직원회의 때도 안 보이다가
학급조례 마치고 함박웃음 물고 들어온다
선생님 수연이 왔어요
교실문을 여는데 그 애 자리가 가득차 있는 거 있죠
교실이 화안해 보였어요
축구선수가 골 넣고 이런 기분일 거 같아요
공 하나로 골대가 꽉차는 느낌 말예요
방글방글 재잘재잘
비 온 뒤 화르르 꽃송이 피어난 화단을 보는 듯
나까지 충만해지는 아침이다
삼천대천 우주도 저런 미소의 힘으로
곳곳에서 해가 뜨고 별이 빛난다.
 
 
   -조향미 시 '충만한 아침'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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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07;00 시, 집을 나서면서 간만에 지하철을 타기위해 예전에 다니던 운동코스로 발길을 빠르게 걷는다. 거리에는 다소 흐리며 바람이 자잔하게 부는데,, 얇게 걸친 홋잠바가 거추장스러우니,, 조금만 빨리 걸어도 땀이 흐른다. 천변을 따라 길게자란 풀들하며 색깔이 추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나무잎들 하며,, 계절의 변화는 막을 수 없다. 보도불럭을 깔아놓은 길을 멀리하고 공원의 나무들 사이로 난 소로를 따라서 걸어간다. 자잘하게 핀 들국화들이며 이름모를 들꽃,,, 조금 있으면 좋아하는 코스모스도 볼 수 있겠지. 한가로이 지하철역까지 도착하니 이제부터는 전쟁이다. 아침에는 주로 좌석버스를 타다가 병원에 검사나 진료가 있는 날은 위치상으로 지하철을 다시 타는데,, 여기저기에서 밀고 당기는 수많은 출근하는 사람들 속에서 왠지 행복감을 느낀다. 부평역에서 서울방향의 열차로 갈아타고 게속해서 역마다 오르는 사람들에 밀고 밀리면서,, 손잡이를 잡고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출근길, 같이하는 낯선 사람들이 정겹다.
 
-먹는 약중에 면역억제제가 이상하게 양이 모자라,, 평소에는 50알 정도는 여분이 있던 약까지 다 없어진 것을 보면, 약의 양을 잘못 받았거나 의사의 복용양이 줄은 것인데,,?! 정기진료를 위해 병원에 도착 하지마자 약국에 들러서 문의하니,, 하루 오전, 오후 5알에서 4알로 바뀐지가 제법 되었다는 이야기,,, 그 꼼꼼한 주치의를 너무 믿고 약의 포장지에 쓴 내용을 확인 안한 내가 문제이다. 검사 결과는 치수가 조금 올랐는데,, 주치의 왈 '신경 쓰지말고, 스트레스를 줄이란 말'을 또 한다. 말이야 쉽지만 사람 사는일이 어찌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신경을 쓰지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휴~~우~ ~~,, 다음 달에는 3개월마다 받는 종합검사가 예정 되어있다. 몇가지 검사를 미리 해 두고 병원을 나서니 하늘은 비가 올듯이 어두컴컴 하기만 하고 바람은 때론 세차게 불어댄다. 좋다, 땀을 흘리며 길을 걸으며 잠시 길가에 앉아 마시는 뜨거운 짙은 커피의 향이 좋고, 목젓을 넘기는 뜨거움이 내안의 세포를 깨우는 듯 머리가 맑아 좋다. 오늘도 나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안에서, 나만의 충만한 하루를,,,  온전히 걸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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