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는 이런 사람

창가의 불 빛.


창 가에 불빛... 그 따스함이 그리워,,,,, 여행
조회(393)
이미지..,love. | 2008/04/03 (목) 16:45
추천 | 스크랩

 
 
 
 
 
불빛을 훔치려는 사람처럼
문이 아닌 창 쪽으로 가서 집안을
들여다 본다
남편과 큰아이는 장기를 두고 있고
접시에 남은 과일은 아직 물기 마르지 않았고
주전자에서는 김이 오르고 있다
작은 아이는 자는가
 
나는 한마리 나방인 듯이
창문에 부대껴 서서 생각한다
그 익숙한 살림살이들의 낯섦에 대하여
부르면 들릴 만큼 가까운 거리의
아득함에 대하여
내가 없는 세상의 온기 또는 평화에 대하여
 
큰 아이가 자꾸 시계를 올려다본다
그러나 한마리 나방인 듯이
오늘은 창 밖 어둠속에 나는 숨어서
오래오래 들여다본다
불 켜진 버스처럼 금방이라도 떠날 것 같은
그 창문을.
 
 
 
  -나희덕 시 '불 켜진 창'모두
 
 
----------------------------------------------------------------------------------------------------------------
  -아이들의 '미소'는 '영원' 해야 한다, 언제나 해 맑게.....
 
 
 
 
-군에서 200km 극한상황 극복훈련으로 혹한기와 혹서기에 각각 훈련을 한적이 있다. 말이 200km이지,, 산이 몇개인지, 마을이 몇개인지,,, 추위에는 꽁꽁 얼어 붙어서, 혹서기에는 땀을 물같이 흘리며 길게 이어지는 행군의 행열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앞사람의 베낭을 보며 발길을 옮기던,, 끝없이 이어지던 길과 길, 산과 산,, 산과 들을 헤메이면서도 가끔 마을을 지날때가 있었는데,, 그때에 느껴지던 촌가의 창문에 비치는 그 불빛의 따스함. 춥고 목마른 그 마음에도 그 불빛의 창을 열면 그리운 얼굴들이 있을 듯 싶어 더욱 따스하게 느껴지며 그립던 창가의 불빛... 병원에 들렀다가 직장으로 학교로 떠나고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서며,, 내가 나그네가 된 듯, 이방인이 된 듯,,, 40여일이 넘어서 들어선 집안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는 듯 깨끗하고 조용한 침묵으로 나를 맞아 주었다. 거실에만 불이 하나 켜 있고 적막한 APT,, 미처 하지 못하고 모아 두었던 빨래를 세탁기로 빨아 널고서, 몸살 기운이 있던 몸을 큰아이의 침대에 누인다.
 
-밤새에 잠을 자지 못한 탓인가 12시 쯤에 잠시 눈을 감았는데 깨어보니 3시를 넘어 선다. 채 마르지 못한 빨래를 비닐봉투에 넣고 가방을 싼다. 지윤아, 지연아 지금은 안녕.. 지금은 아빠의 잘못으로 함께 하지 못하지만,, 곧 돌아올 수 있을거야, 사랑하는 내 딸들,, 한창 예민한 시기에 상처 받지 않기를 아빠는 빌고 또 빈다. 세상의 어려움 이나 나쁜 일 들은 너희들에게는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이일로 인해 너희들에게 상처 보다는 하나의 시련으로 더욱 정신이 강건 해지고 사고가 자랄수 있기를 아빠는 아프게 기원 한다. 이시간들을 통해, 가족 모두가 서로를 좀 더 깊이 생각하고 더욱 사랑할 수 있다면,, 힘들게 집을 나선 이 아픔의 시간이 모두에게 좋은 결과로 돌아 오기를,,,  그리고 다시 열흘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 젊은 시절에 막연히 느끼던 촌가의 창가로 비치던 불빛의 따스함,, 그 불빛이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따스함 이라는 것을, 한 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는 따스함 이라는 것을 알았다. 평생을 가는 길.. 그 부부와 가족의 길에는 비도 바람도 온갖 장애도 존재 하기에 서로를 사랑하고 믿는 기본에, 끊임없이 양보하고 참아주는 것이 필요 하다는,, '진정으로 사랑하며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끊임없이 지치지 않고 다시 되 묻게 되는 질문이,, 마음 아프다.
 
 

'나는 이런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련은 피고, 또 지고..  (0) 2009.07.25
표정없는.. 내 얼굴.  (0) 2009.07.25
그렇게, 쉬울 수 있다면...  (0) 2009.07.25
얼굴, 얼굴들...  (0) 2009.07.25
또 다른,, 내 모습.  (0) 2009.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