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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또 다른,, 내 모습.


또 다른, 내 모습.. '안경을 쓰고,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여행
조회(490)
이미지..,love. | 2008/03/22 (토)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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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도 가려울 때가 있다
씨앗이 썩어 싹이 되어 솟고
여린 뿌리 칭얼대며 품속 파고들 때
흙은 못 견디게 가려워 실실 웃으며
떡고물 같은 먼지 피워 올리는 것이다
눈 밝은 농부라면 그걸 금세 알아차리고
헛청에서 낮잠이나 퍼질러 자는 갈퀴 깨워
흙의 등이고 겨드랑이고 아랫도리고 장딴지고
슬슬 제 살처럼 긁어주고 있을 것이다
또 그걸 알고 으쓱으쓱 우쭐우쭐 맨머리 새싹은
갓 입학한 어린애들처럼 재잘대며 자랄 것이다
가려울 때를 알아 긁어 주는 마음처럼
애틋한 사랑 어디 있을까
갈퀴를 만나 진저리 치는 저 살들의 환희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사는 동안 가려워 갈퀴를 부른다.
 
 
  -이재무 시 '갈퀴'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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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니,, 여기 저기가 슬금슬금 간지럽다. 비라도 내리면 건조함이 가라앉아 덜 할텐데,, 비는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건조함에 황사를 더 한다. 내 주위를 둘러보니 가벼운 감기환자들이 많다. 약도 먹지 못하는 나는,, 조금 귀찮아도 수시로 손을 씻고 하루에 2~3번 양치를 꼭 하려고 노력한다. 충분하지 못한 수면과 스트레스로 인한 여러 증세들이 많이 가라앉았다. 요즘같이 먼지가 많은 계절에는 하루에 한번씩 머리를 감아 주어야 하는데,, 그때마다 빠져나오는 머리카락은 "휴~~~~~~' 하는 한숨만을 나오게 하는데,, 이제는 체념을 하고 세일매장에서 그럭저럭 어울리는 모자를 하나 찾았다. 모자를 깊게 눌러 쓴 나의 모습에 사람들은 군인이나 유격조교 같이 날카로와 보인다고 하는데,,아직도 내 마음에 '걸림'이 남아있고 세상에 대한 이름모를 '노여움'이 남아있는 때문이다."무념무상..." 이란 단어를 써놓고 가만히 생각해 본다. 세상에 대하여 좀 더 자유로워 지기를.....
 
-주말이 되면 내가 기숙하는 이곳은 한적 해 진다. 모두 집으로 애인이나 벗들과 더블어 그리움으로 떠나고,, 층 마다 한,두 사람만이 남을 뿐,, 쓸쓸하다. 모두가 떠나고 없는 새벽에 깨어서 세면장에 가려하면,, 때로 언젠가 '여고괴담'에서 본 한장면에서 처럼 어둡고 불꺼진 복도에 누군가가 나타나 "쿵- 쿵-쿵--" 하고 영화속의 유령처럼 내게 달려들것 같다는 생각에 '오싹~~" 하다가도 내 이런 생각이 우스워 가만히 실소 하곤 한다. 요즘같은 세상에는 '사람'이 제일 무서운 세상인데,,, 때로 옆방에 '조용한' 쥐새끼 때문에 주의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나를 피하는 모습이 어찌 생각하면 가엾고,, 누군가의 말처럼 주먹을 옹송이고 발톱을 숨기고 또 다른 '기회'를 노리고 있는지도 모르니 조심 해야 될지도,,, 요즘에는 '싸이코'가 너무 많은 세상 이므로, am,05;30 분 이면 창이 훤하게 밝아 온다. 뿌옇게 안개에 젖어있는 앞 산의 나무들은,,아직도 회색으로 물들어 봄이 왔음을 외면 하듯이 서 있는데, 저 깊은 땅속과 나무들 속에서 봄의 푸르름은 끊임없이 밀고 올라오고 있으리라.
 
-살면서 행복한 날도, 어려운 날도, 외로운 날도 있다. 가까운 산이나 사찰을 찾아서 일요일 마다 떠나 볼까?!?,,, 이런 생각도 문득 "귀찮다"라는 생각에 머뭇 거리는데,,, 길 가로수에 오고 가는 산수유 나무에는 엷은 초록으로 봄꽂이 피어나고 있다. 아무것도 손에 들지 않고 빈손으로 부산의 범어사 에라도 다녀 올까?! 범어사로 올라가는 샛길 따라 길가에 벗꽃 들은 만개 해 있을까? 범어사 주차장을 따라 하산길에 이어지던 또 다른 길의 풍경도 작년 보다 더 아름답겠지,,, "떠나고 싶다" 라는 생각은 목 까지 차오는데,, 몸은 어느곳에 묶인 듯 꼼짝을 못하니,, 내일은 일요일, 정말 내일은, 첫차를 타고,, 가벼운 잠바에 모자를 깊이 눌러 쓰고 안경도 찾아 쓴 채,, '나그네'처럼 가까운 곳 이라도 떠나가 볼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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