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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얼굴, 얼굴들...


비가 오시네... '보고싶은 얼굴, 얼굴들',,,, 여행
조회(438)
이미지..,love. | 2008/03/23 (일)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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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을 새워,, 비는 오시는데,,,, 저 비에 시름을 씻어 흘린다.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 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꺽고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류시화 시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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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을 적시며,, '흙'을 느끼며 저 빗길을 걸어간다.
 
 
 
-밤을 새워 비가 오신다. "쏴아~~" 하고 내리는 비는 적당한 굵기로 조용하게 촉촉히 적시며 메마름을 적시어 준다.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래동안 약한 치매에,, 노환으로 고생하신 어머님이 돌아가셨다고,,, 벗의 표현처럼 "몸을 바꾸신" 어머니... 그곳에서는 고통이 없고 평안한 미소로 이승에 있는 자식들을 지켜 보시겠지. 나이를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때로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태어나서 자라고 성장하며,, 마침내 도달하는 '그곳'은 고통이 없는 '평안함'이기를 기원한다.
 
 
-부끄럽지 않은 삶, 후회하지 않는 인생... 날마다 새롭게 깨어나 맞는 정갈한 아침에 감사하며 하루를 바라본다. 어제는 흐릿하게 습기를 머금은 하늘을 바라보며 장을 보았다. 사람은 살아있는 한 먹어야 하기에,, '먹기 위한' 식품을 고르기 위해 버스를 타고 대형마트가 있는 곳으로 나왔다. 이것저것 식품을 고르면서 싱싱한 야채가 눈에 들어와 요리 할 도구도 없고 깨끗이 씻어서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오이와 풋고추를 한팩 씩 샀다. 이것을 사면 저것이 없고,,, 고추장을 사기보단 다용도로 먹을 수 있는 쌈장을 한봉지 사고, 왠일인지 먹고 싶은게 많아져 짐을 마트에 잠시 부탁하고 시장으로 들어가 분식점에서 순대 2000원, 떡볶이 2000원, 김밥 1500원을 지불한다. 그렇게 서두르지도, 시간을 두고 작은 '번화가'를 한바퀴 돌아 장을 보았는데도 한시간이 안되었는지,, 다시 되돌아 탄 버스에서는 "환승 입니다!" 하는 소리, 어찌됐든 '공짜'는 기분이 좋다.
 
-사온 식품들을 정리하고 막상 점심으로 먹으려 사온 것을 꺼내 놓으니,, 식욕이 사라진다. 무엇이 그리도 '허기지게' 했던 것일까??,, 속에서는 '무엇'이 먹고 싶다고 수없이 오더를 내어 놓는데,, 몸은, 막상 음식을 앞에 놓고 보면,, 식욕은 사라진다. 오이와 풋고추를 씻어 몇개만 먹고는 치워 놓는다. 깜박 잠이든 내 귀에 주전자에서 물이 끓는 소리인듯,, 이상한 소리에 창밖을 내다보니,, 비가 오신다. 첫차를 타고 떠나리란 생각은 비 핑계로 접어 두려는데,, 마음아픈 소식이 왔다. 언제부턴가 '죽음'이란 단어 앞에 담담해질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인생의 한단계, 한단계를 걸어 왔듯이 우리에게 닥치는 인생의 순간 순간에 어찌할 수 없는 순간에는 '순명(順命)' 하자는... 나 스스로에게 그렇게 타이른다. 새벽에 일어나 양치를 하고 세안을 하며 슬픔을 딱아내 듯 '나 자신'을 딱아 낸다. 꺼칠해진 얼굴에 로션을 바르며,, "열심히 살자"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뿌옇게 아직은 어두운 창밖으로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보고싶은 얼굴, 얼굴들,,, 사랑 한다고, 더욱 사랑하자고 그렇게 다짐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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