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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그렇게, 쉬울 수 있다면...


그래.. 그렇게 쉬울 수 있다면..... 여행
조회(373)
이미지..,love. | 2008/03/27 (목)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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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을 들여다 보면
물은 내가 무가 되라 한다
허공을 올려다 보면
허공은 또 내게 무심이 되라 한다
허공을 나는 새는
그저 자취없음이 되라 한다
그러나 나는
무가 될 수 없다
어느 곳을 가나 내 흔적은 남고
 
그는 내게 피 없는 심장이 되라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는 도둑처럼 밤중에 이슬을 밟고 와서
나더러 옷을 벗으라 하고
내 머리를 바치라 한다
나더러 나를 버리라 한다
그러나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는 내게 물이 되라 하나
나는 불로서 타오르려 한다
그는 내게 미소가 되라 하지만
그러나 아직 내 안에 큰 울음이 넘쳐난다
그는 내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라 하나
나는 그럴 수 없다 한다.
 
 
 
  -류시화 시 '그럴 수 없다'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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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로 3일을 "끙끙' 대며
일을 하고 검사를 하러 버스를 타고
오고 가며 또 진찰을 하고,, 그 먼거리를
땀을 흘리며 오한으로 진저리를 치면서....
그래도 약을 더하고 싶지 않아서
주치의의 약을 주느냐는 소리에 머리를 젖는다.
 
 
늦은 아침을 먹기위해 식당에 들어가 국밥을 시켜놓고
손님이 몇이 식사를 하고 있는데도 전화로 '쓰레기'운운하는
주인 여자의 악다구에 '20년 전통의~" 운운은
"간판에 속아 들어왔구나" 하는 마음에
불끈 솟는 짜증은 아직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제일 비싼 밥을 시켰는데,, 꾹 참고 국밥을 비우고
나서며 다시는 못올 집이란 생각에,, 그저 웃음이 난다.
우리는 얼마나 신빙성 없는 간판에 속아 사는지...
 
 
 
문득,
나무처럼 살자고 생각 해 본다.
괜시리 오한으로 춥게만 느껴지는 밤,
스토브를 모두 켜 놓고
전기장판의 온도를 올려 놓아
땀을 흠뻑 흘리며,,,,
살자,
살자고 생각한다.
때로 모든게
허망한
그리움 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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