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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자연과 더블어,,


하늘과 바람, 바다와 구름, 꽃... 그리고 '좋은' 사람들,,,, 여행
조회(494)
이미지..,love. | 2008/03/18 (화)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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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언덕 위에 내 집은
서 있다 언덕의 나무들과 새와
그토록 많은 곤충들의 집 위에
내 집은 서 있다 저녁시간이 만드는 한없이
투명한 강 위에 이름붙일 수 없는
그 무엇 위에
나의 오래된 집은 서 있다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내 집은
저녁에 나무들 사이에서 나를 본다
나는 나무뒤에 숨어서 내 집을 지켜본다 그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아름다워 보일 만큼 거리를 두고
나무들 사이로 서로 바라보는 일
 
그리고 나는 지붕을 올려다 본다 내 집의 지붕과
그곳에서 돌고 있는 바퀴 하나
내 머리위에 있다 무엇의 바퀴인지 모르지만
모든 집들 위에 세워진 내 집의
넓은 지붕 위 그것은 그림자처럼 돌고 있다
때로 구름 뒤에 얼굴을 감추기도 한다
그것은 왜 그토록 눈부시고 무슨 밀어올리는
힘이 있어 그것을 모든 지붕에 올라서게 하는가 바퀴는
저의 돌아가는 힘으로 돌들을 강으로 나르고
강을 더 먼 바다로 밀어보낸다
 
 
아직 때가 되지는 않았지만 나는
내 집 밑에서 기다리는 곤충들을 위해
손을 흔든다 지는 해를 등지고 서서 그 다음 그들에게
설탕을 던져 준다 날이 어둡기 전에 될수록 많이
 
 
눈을 뜨면서 나는
바라보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얼마만큼 거리를 갖고 지붕위의 바퀴를
숨어 볼 수는 없다 바퀴는 벌써 내 안에 있고
매일 저녁 나는 내 집의 숲과 그 너머 강물들 위로
바퀴의 그림자가 누워 천천히 돌고 있는 것을 본다
그리고 그 밑으로는 기적처럼 구름과 강물과
수 많은 곤충들이 어디론가 움직여 가고 있다
 
땅 속의 감자들처럼 하늘에도 어떤
둥근 뿌리가 있어 안개에 부풀고
저녁별들에게로 얼굴을 내미는 곳 그곳에서
바퀴는 무엇을 노래하는가 내 몸은 가벼워져서
어느날 나도 그곳으로 올라갈 것이지만
매일 저녁 어김없이 나는 내 곤충들을 위해
수백 자루의 설탕이 필요하고 그 곤충들 위에
내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다.
 
 
 
  -류시화 시 '너무나 큰 바퀴'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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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아직 깨어나지 않은 시간에 몸을 깨워 일으켜 화장실에 다녀와 면도를 하고 양치를 하고,, 물을 한주전자 끓여 머리를 감고 세안을 한다. 자잘한 빨래를 하고 방으로 돌아와 널고 창을 열어 방을 환기 시키며 범어사에서 구해온 '옥향'을 피운다. 은은하게 퍼지는 향의 향기는 머리를 맑게 해 주며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악취를 깨끗이 정화 하여 준다. 아직도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 전기장판을 줄이고 스토브를 켠다. 창을 한 쪽을 닫고 브라인드를 반 정도 올리고 다시 주전자에 생수를 반쯤 담아 물을 끓인다. 벗이 전해준 녹차를 아침마다 몇잔씩 우려내어 마신다. 5개의 셋트로 된 다기에서 '느낌'이 좋은 잔을 하나 얻어 왔는데,, 귀한 그 셋트에서 그 잔을 친구는 선뜻 내 주었다. 고맙고,, 감사하다. 이 잔은 쓰면 쓸수록 내 욕심을 덜어내는 '계영배' 인 듯 미소가 지어진다. 유약을 두텁게 발라 거친듯한 손길로 다듬지 않은 듯 만든 잔에서는,, 다듬지 않은 듯한 거친 매력이 나를 당겼는데,, 몇 군데 '흠집'이 난듯한 잔은 차나 물을 가득 채우면 잔 밑으로 은근히 물기가 고이며 샌다. 두어주 정도를 쓰고, 딱아내며 다시 찬찬히 살펴본 바, 미세한 균열이 어느 한부분에서 유약을 살짝 벗어나 '꽉' 채우면 조금씩 채운것을 뱉어 냄을 알았다. 온전한 계영배도, 온전한 하나의 잔도 아니지만,, '느낌'과 '인연'으로 다가온 이 잔은 내게 소중하다.
 
-집을 떠나와 이곳에 거하며 새삼스러히 '나'를 많이 돌아다 보았다. 어찌 생각해 보면 그저 '생각없이' 산 듯한 날들이 많았다는 것, 아무것도 아니면서 내 '자존심'을 내세우며 사람들과 씨름 하듯이 힘겹게 살았다는 생각에 부끄러웠다. 생할을 한다는 것이, 이 모두가 힘든 시기에 나 홀로 양심적일 수는 없지만,, 그렇게 남에게 베풀며 살지도 못 했었다는 깨닳음에 마음이 아프다. 어찌 생각하면 50이 가까운 나이가 되도록 나는 사람들을 온전히 사랑하며 '대하는' 방법을 온전하게 터득 하지 못 한것 같다. 잘못된 내 '자아 도취'가 오늘의 어려움으로 나타난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진정한 '온화함'이란 무엇일까???.... 진실로 어진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는데,,, 내 어떤 자존심과 내세움, 상처받지 않으려는 어떤 허세가 이렇게 나를 여기까지 몰고 왔다고 생각 한다. 때로 눈물 겹지만,, 나는 이런 '나'를 인정 한다. 내가 부족하기에 '이런 모습'으로 여기에 서 있고, 나를 잘 아는 사람들에겐 '실패자'의 모습으로 보일지라도,, 인정하고 다시 시작할 수 밖에,,, "건드리지 않으면 착한 사람..." 근래에 사람으로 인하여 마음을 쓰면서 이런 단어의 나열이 말장난 임을 깨닳았다.
 
-세상은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흘러가는 것이고, 주어진 시간과 장소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하루에 '충실'해야 한다. 내가 비록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바다,, 아름다운 꽃들을 좋아 한다고 하더라도 나에게 차거운 현실이 닥치고 사람으로 인하여 시험이 닥칠 때,, 피하지 말고 '살아 온 만큼의 지혜'로 부딪치며 헤쳐나가야 한다. 살면서 때로 소리도 치고 욕도 하고,,, 눈물나게 사는 것이다. 하여 때로 이런 나에게 '좋은 사람'들이 내 진심을 알고 다가와 준다면,,, 이 또한 감사하고, 감사 한 일 임이다. 어린시절,, 사람들이  '두렵고' 어려웠다. 하지만 생활이 급하고 어려웠기에 몸으로 부대끼며 배워 나갔고,, 대학에서 전공 이외에 '사회 심리학'을 공부 하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만날 때 마다 새롭고,, 다르다. 내가 '내 가족'들을 진심으로 사랑 하듯이 내게 부딪쳐 오는 사람들을 진실로 '사랑'할 수 있기를,, 두려움이 없는 맑고 밝은 미소로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따스히 안고 싶다.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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