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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계영배?!


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 - '술잔'의 용도를 생각하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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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love. | 2008/03/14 (금)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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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였구나
나무 뒤에 숨어 있던 것이
인기척에 부스럭거려서 여우처럼 나를 놀라게 하는 것이
슬픔, 너였구나
나는 이 길을 조용히 지나가려 했었다
날이 저믈기 전에
서둘러 이 겨울숲을 떠나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를 깨우고 말았구나
내가 탄 말도 놀라서 사방을 두리번 거린다
숲 사이 작은 강물도 울음을 죽이고
잎들은 낮은 곳으로 모인다
여기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또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한때 이곳에 울려퍼지던 메아리의 주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무들 사이를 오가는 흰새의 날개들 같던
그 눈부심은
박수치며 날아오르던 그 세월들은
너였구나
이 길 처음부터 나를 따라오던 것이
서리 묻은 나뭇가지를 흔들어 까마귀처럼 놀라게 하는 것이
너였구나
 
나는 그냥 지나가려 했었다
서둘러 말을 타고 이 겨울숲과 작별하려 했었다
그런데 그만 너에게 들키고 말았구나
슬픔, 너였구나.
 
 
 
  -류시화 시 '슬픔에게 안부를 묻다'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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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戒盈盃(계영배).., 삶의 중용이란 이런것 이어야 할까,,,,?!?
 
 
 
-어제 술에 관하여 논하다 보니까,, 잔(盃)에 대하여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었다. 오래전에 책으로도 읽었고 tv에서도 방영이 된것으로 생각되는 조선시대의 최고의 거상(巨商) 이였던 한사람이 남긴 잔에 대한 이야기. 최인호의 '상도(商道)'라는 책에서는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을 인용하여,"財上平如水(재상평여수),人中直似衡(인중직사형)"이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는 "戒盈盃(계영배)라는 술잔을 설명하기 위하여 쓰였는 바, "이 술잔은 7부 까지만 채워야지 그 이상을 부으면 이미 부은 술까지도 사라져버리는 신비로운 잔" 이라고 설명 하는데,, 이 책에서는 "적당히 채워라, 어떤 그릇에 물을 채우려 할 때에 지나치게 채우려 하면 곧 넘치고 말 것이다, 모든 불행은 스스로 만족함을 모르는데서 비롯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 귀절은 이책의 주인공인 후에 의주의 거상으로 성장하는 임상옥에게 일생을 통하여 이르는 말로 파란만장하게 펼쳐지는 삶에서 '중심(中心)'이 되여 삶을 바르고 곧게 이끄는데, 이는 모든 이익에서 70% 만 취하고 30% 이상은 양보하거나, 남과 나누거나,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라는 의미로 그의 평생의 삶을 관통한다.
 
-계영배 라는 술잔에 반하여 최근에 '원샷잔' 이라는 잔이 있다는 것을 주당인 나도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이는 현대의 이기심과 탐욕이 적절히 조화된 잔이라는 느낌이 강하였다. 내가 본 잔의 이미지는 하나인데 이미지 검색을 하다보니,, 3가지 정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내가 본 일반적인 고전적인 술잔의 밑부분에 작은 구멍을 뚫어 술을 받으면 내려 놓을 수 없는,, 잔의 구멍을 손가락의 한부분으로 막고 있기에 '원샷'으로 마셔야 하는 형태의 잔, 다른 하나는 한쪽이 기운 역삼각형으로 생겨서 연인들이 서로 건배를 할때에 술을 따르고 내려놓으면 다 쏟아지므로 다 마셔야 하는 바이킹 민족의 소뿔잔을 응용해 만든 잔이다. 또 하나의 잔은 이곳에 쓰기가 남사스런 잔으로 신사나, 숙녀가 보기에 부끄러우므로 언급을 피하고 스스로 찾아 보시기를,,, ㅎㅎㅎ,,, 어찌 생각해 보면 '원샷잔'은 피할수 없는 '운명의 잔' 같은 느낌인데,, '자아'를 중시하는 나로서는 음미하며 시간을 두고 마시는 그 여흥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기에 이 술잔은 사양한다.
 
 
 
-조상들의 지혜...  '적당히 채워라, 돈도, 명예도, 지위도, 사랑도 그릇의 7부 까지만 채우고 그 이상은 절제 하거나 양보하는 삶의 태도,, 거기에 바로 인생의 참되고 바른 행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이 야심한 밤에,, 잠도 못이루고 깨어서 다시금 되 짚으니, 나도 참 '웃기는 짬뽕'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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