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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아버지의 초상.


사람의 마음에 꽃이 핀다, 꽃이 진다!!!
조회(415)
이미지..,love. | 2006/08/15 (화)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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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지붕 아래 제비집 너무도 작아
갓 태어난 새끼들만으로 가득 차고
어미는 둥지를 날개로 덮은 채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바로 그 옆에 누가 박아 놓았을까요, 못 하나
그 못이 아니 였다면
아비는 어디서 밤을 지냈을까요
못 위에 앉아 밤새 꾸벅거리는 제비를
눈이 뜨겁도록 올려다 봅니다
종암동 버스 정류장, 흙바람은 불어오고
한 사내가 아이 셋을 데리고 마중 나온 모습
수 많은 버스를 보내고 나서야
피곤에 지친 한 여자가 내리고, 그 창백함 때문에
반쪽난 달빛은 또 얼마나 창백했던가요
아이들은 달려가 엄마의 옷자락을 잡고
자리에 선 채 달빛을 좀더 바라보던
사내의, 그 마음을 오늘밤은 알 것도 같습니다
실업의 호주머니에서 만져지던
때묻은 호두알은 쉽게 깨어지지 않고
그럴듯한 집 한 채 짓는 대신
못 하나 위에서 견디는 것으로 살아온 아비,
거리에선 아직도 흙바람이 몰려오나봐요
돌아오는 길 희미한 달빛은 그런대로
식구들의 손잡은 그림자를 만들어 주기도 했지만
그러기엔 골목이 너무 좁았고
늘 한 걸음 늦게 따라오던 아버지의 그림자
그 꾸벅거림을 기억나게 하는
못 하나, 그 위의 잠.
 
 
  -나희덕시 '못 위의 잠'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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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에 쏳아지는 비에 튀는 듯이 지표를 때리는 빗방울이 더위를 씻어내는 듯  제법 시원스런 빗줄기를 보았다, 문득 피곤한 눈동자위에 앞을 스치는 어르신의 모습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 비쳐져 잠시 멍하니 사라진 그분의 뒷모습에 눈을 두었다,  돌아가시고 회수를 더 할수록 또렷하게 떠오르는 아버지의 영상은 내가 나이를 먹는 증거일까? 평소 무뚝뚝 하게 대했던 아버지에 대한 회한 일까???  국민학교 6학년부터 대학 졸업때까지,,,, 나 또한 부모님에게 말 하지 않았지만 어려움이 많았고, 그러함을 내색하지 않음에 대한 대견함 이어서 일까? 부모님에겐 어려운 아들로 자리잡아 대학선택과 과선택, 진로문제, 군대문제. 취업,,,, 결혼까지도 나 스스로 해결 해야 했다.
 
-선택의 기로에 설때마다 누군가 의논할 상대가 목메이게 필요 했지만,,,, 나스스로 선택하고, 방법을 찾고 애 태우면서 보냈던 학창시절,,, 때로는 알수 없게 솟는 사회에 대한 적개심을 걸르기 위해 수없이 불면의 밤을 보내야 했다, 생각해 보면 사람은 제 주어진 능력만큼 사는것,,, 아버지의 유언대로 임실의 묘지에 아버지를 안장하고, 아버지의 임종시에도, 장례를 치르면서도, 마지막 입관시에도, 화장터에서도 안 흘리던 눈물을,,, 나는 왜 수년이 지나 때때로 비올때나, 후줄근한 시장통의 대포집에서 아버지의 비슷한 모습을 보며, 때로는 찾으며 눈물 짓는지,,, 나도 알 수가 없다. 자식에게 아버지는 어떤 의미의 존재일까??? 나의 경험에 비추어 내가 느꼈던 소외감을 느끼지 않게 내 자식들에게 신경을 쏳으며 때로는, 자신의 노력과 땀만큼 사신다 하시던, 형제 이외는 다 남이다 하시던 말씀을 때로 생각 한다.
 
-아버지의 불행이 가장친한 친구들에 의해 시작되고, 그 과정에서 도움을 주었던 친척들에게 배반을 당하는 과정을 어렸지만 어머니의 손을 잡고 따라 다니며 몸소 본 나는 한동안 사람을 믿지 못했다, 사람은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수없이 상대의 뒤를 때리고, 이익을 위해 자신의 피붙이도 배신하는 사람들 속에서 그래도 나를 바르게 세운 것은 수많은 책들 가운데 한 유태인 소녀의 일기책.... '안네의 일기' 였다. 세상의 모든 절망, 내일의 희망을 얘기할 수 없는 제한된 공간에서도 하루하루의 삶을 고통과 인내 속에서 가슴 조이며 살아 가면서도, 가스실로 끌려가 사라지기까지도 "....난, 그래도 인간의 선(善)함을 믿습니다."라고 적었던 안네 프랑크.... 이 책을 통해 나는 새롭게 태어 났다. 부족하지만 나를 바로 직시하고 내 능력안에서 최대한 노력하며 봉사하는 삶을 살려 노력했다. 때로는 세상사람과 일에 상처 받지만,,, 난 사람이 선하다고 믿는다. 무더위에 소나기가 시원히 내리는데,,, 빗 줄기를 바라보며 아버지 생각에, 힘들었던 내 옛추억에, 안네의 책 생각까지,,,, 상념이 춤을 춘다. 비가 내리는 팔월의 광복절, 왠지 센치해진 우스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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