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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살아가는 모습.


'신화'와 '현실' 사이에서...
조회(482)
이미지..,love. | 2006/08/13 (일)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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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젯밤 예수의 아내와 함께 여관잠을 잤다
영등포시장 뒷골목 서울여관 숙박계에
내가 그녀의 주민등록번호를 적어넣었을 때
창 밖에는 가을비가 뿌렸다 생맥주집 이층 서울교회의
네온사인 십자가가 더 붉게 보였다
낙엽과 사람들이 비에 젖으며 노래를 부르고
길 건너 쓰레기를 태우는 모닥불이 꺼져갔다
김밥 있어요 아저씨 오징어나 땅콩 있어요
가을비에 젖은 소년이 다가와 나에게 김밥을 팔았다
김밥을 먹으며 나는 경원극장에서 본 영화
벤허를 이야기 했다 비 바람이 치면서
예수가 죽을 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냐고 물었다
그녀는 말없이 먹다 남은 김밥을 먹었다
친구를 위하여 내 목숨을 버릴 수 없는 나는
아무래도 예수보다 더 오래 살 것 같아 미안했다
어디선가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곧 차소리가 끊어지고 길은 길이 되었다
바퀴벌레 한 마리가 그녀가 벗어논 속치마 위로 기어갔다
가을에도 씨뿌리는 자가 보고 싶다는
그녀의 마른 젖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불을 껐다
빈 방을 찾는 남녀들의 어지로운 발소리가 들리고
그녀의 야윈 어깨가 가을 빗소리에 떨었다
예수는 조루증이 있어요 처음엔 고자인 줄 알았죠
뜨거운 내 손을 밀쳐내며 그녀는 속삭였다
피임을 해야 해요 인생은 짧으나 피임을 해야 해요
나는 여관 종업원을 불러 날이 새기 전에
우리는 피임을 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그러나
돌아오겠다던 종업원은 돌아오지 않고 귀뚜라미만 울었다
가을비에 떨면서 영등포 경찰서로 끌려 들어가는
사람들의 발소리가 계속 들렸다 그때
서울교회의 새벽 종소리가 울려퍼졌다
 
 
  -정호승시 '가을일기'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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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일, 금요일, 시험을 끝으로 내자의 대학원공부가 끝났다, 부장선생이 되고 나서의 미래를 생각해서 '상담교사' 자격증을 따야 하는 과정 이였다. 내자의 '공부기간' 동안에 나 때문에 시험 못보았다는 소리가 나올까 싶어 tv시청도(뉴스밖에 안보지만,,,) 자제 하고, 아이들도 학원에서 공부하고 늦게 들어 오고, 대체적인 집안일 등은 알아서 처리해 주는 등등,,,, 나름대로 일조를 하고,,, 내 휴가기간과도 겹쳐있어 이번 휴가는 젖혀 두고 나름대로의 계획에 의해 서로의 일과로 보냈다, 목요일 저녘에는 예상문제를 뽑아서 문제도 풀고, 정리하고,,, 나름대로 암기력에 응용력도 있어서 '패스'를 예상했다. 결과는 4과목 평균 84점,,, 합격이다!!!
 
-공부라는 것이 나이에 비례해야 하는데,,, 우리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이 끝나면 공부에서 너무 쉽게 손을 놓는 환경에서 살고 있다, 특히 교육계나 언론계,,, 모든 분야에서 꾸준한 지식의 섭득은 중요한데,,, 내자의 일이지만 옆에서 지켜본 나도 시험을 치른듯 후련하다. 시험 성적을 알리며 와이프 왈, 휴가비중 남은 돈있을테니 저녘사라며 아이들이 갈비가 먹고 싶단다!  에이구 웬수,,,, 뭐가 먹고 싶으면 아이들 타령이다. 어찌할 수 없이 세딸들의 '봉'인 나는 저녘을 갈비로 사서 '대접' 했다. 그래도 내가 딸들을 먹이느라 안먹은 줄은 알아서 인심쓰듯 1인분을 더시켜서 "아빠 안드셨잖니"하고 애들에게 이야기 해 준다. 작은것에 혼자 잘 감격하는 나는 또 '울컥'하여 술 한잔 더 마시고, 딸들의 아이스크림 같이 달콤한 얘교에 노래방 까지 직행!!! 노래를 불렀다.
 
-그래,,,, 언제 였던가??? 까마득한 기억속에 노래방에선 아이들이 동요를 부르곤 했는데,,, 아이들의 레파토리에서 아이들이 자랐음을 느낀다. 나는 어쩌다 듣는 랩에서 발라드, 팝까지,,, 줄줄이 불러대는 큰애와 작은애를 보며 '성장'하는 아이들의 내면을 느낀다, 아내의 18번은 변함없이 '바람아 멈추어다오'... 음치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노래,,, 누가 들으면 남편이 맨날 바람만 피우는지 알겠다는 내 농담에도 아랑곳 없이 15년이 넘게 18번,  1위를 자랑하더니 이제는 현영의 '누나의 꿈'을 애창곡 1위로 밀겠다고 엠피에 다운 받아 달라 성화이다. 내 18번인 '내고향 충청도'와 '찻집의 고독' 백지영의 '사랑안해'까지 딸들이 주르륵 꽤고 신청해 틀어주니 열심히 노래로 답례해 주고,,, 보너스 30분까지 써서 신나게 스트레스를 풀어 주었다.
 
-산다는 것은 어떤 모습이 정답일까??,,,, 때로는 회의를 갖는 것이 인생이지만,,,,이처럼 때로는 시험도 보고, 스트레스도 받고, 가족간에 나누고, 풀어주고, 때로는 꾸짓고, 격려하고 한걸음, 또 한걸음,,, 나이를 먹고, 성장하고, 늙어가는 모습에서 '서로'를 꾸준히 바라보며 '인정'해주는,,,, 그것이 인생이며 삶이라 믿는다. 나이를 더 하면서 더욱 '부족함'을 느끼고 노력해야 하는 인생임을 느끼는 나, 때로는 나스스로를 위로 하지만,,, 느끼고 아는것은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속에서 더욱 더, 열심히 살아야 할 힘을, 위안을 얻는다는 것이다. 나도 나이를 먹음 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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