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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ara

시름, 시름.., 꽃몸살을 앓는다.

이름모를,, ‘들꽃’이 만발하다!



몸살 한번 되게 앓은 뒤에
산길 간다
이 화창한 날을 보려고
되게 한번 튼 것인가
볕살만큼이나 가벼운 몸이다
배꽃보다
거름냄새 짙게 흩어진 날인데,
오늘이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이 시소 타는 그날인가
당신만 늙어가는 것 같다고
취로사업도 잃은 아버지는
백주에 약주
아직도 아버지와 적대하는 내게
형님은 나무라는 전화 넣고
당신이 그랬듯이,
이쪽에서 당신을 품어야 할 나이인가
배꽃보다
분뇨 냄새 짙게 흩어진 날인데,
갓 피어나는 것들은
갓 피어나는 그것만으로 아름다운 것인가
몸살 지난 몸처럼이나
가벼운 봄날
바람 깃 같은 몸 데리고
산길 간다


- 장 철문 시 ‘꽃 몸살’ 모두
[산벚나무의 저녁], 창작과 비평사, 2003.

* 나이를 더하다 보니 계절에 민감한 몸이 되었나 하고 생각했는데,, 올 겨울을 보내고 새 봄을 맞이하면서 지병으로 인하여 추위에 더욱 약해지는, 움츠려 든 나를 깨달았다. 예전에 인생의 선배들이 “ 나이에 장사 없다” 하신 말씀을 몸으로 깨달으니,, 서글픈 마음이다. 계절이 따스해지고 움츠렸던 몸도 펴지니, 때때로 길을 걷다가 빈 벤치가 보이면 한가한 사람처럼 자리에 앉아 ‘해바라기’가 되어 본다.

ㅅ람들과의 ‘단절과 격리’를 가져온 ‘코로나’와 햇수로 3년 차의 세월을 보내다 보니 ‘스스로 변한 나’의 여러 모습이 아프게 느껴진다. 경제적인 손실, 인간적인 관계의 손실, 심리적인 자존감의 하락.. 등등, 그 영향이 실로 막대하다. 항상 인간적인 ‘위기’의 순간이 존재해 왔지만,, 코로나 3년의 세월이 가져다준 위기는 그 피해가 막심하여 재정적으로, 심리적으로 ‘복구’를 하려 하면 앞으로 꾸준한 최선의 노력이 필요함이다. 3월에서 4월로 넘어가는 시기에 봄날을 맞으며 심하게 ‘몸살’을 앓았다. 투석을 하는 날에는 심하게 오는 근육통으로 끊었던 진통제를 다시 먹기 시작했고, 몸의 곳곳에 파스를 붙이곤 했지만,, 밤새 끙끙 앓아야 했다. 어제는 투석을 마치고 오래간만에 장인, 장모님께 안부의 전화를 드리고 지인 몇에게 먼저 안부의 소식을 전했다. 봄날의 꽃소식은 ‘환장’하게 마음을 들뜨게 하는데,, 몸으로 브레이크를 잡고 동네의 산책길을 다소 길게 걸었다. 내년에는 주인 따라 고장 난 ‘덕순이’를 고쳐서 봄꽃 출사’를 다시 나갈 수 있을까?!… 먼저, ‘마음의 여유’를 되찾아야 하리라,



** 몸이 아프지만,, 사는 게, 나이를 더 하는 게 슬프지만은 않다. 내 남은 날들을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살고 싶은 소망이다. 생명력이 넘치는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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