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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땅 위에 '무언가' 쓰셨다.


李箱.2.3 - 땅에 '무언가' 쓰셨다.
조회(341)
이미지..,love. | 2006/09/22 (금)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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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암만 잡아다녀도 안 열리는 것은 안에 생활이 모자르는 까닭이다.
밤이 사나운 꾸지람으로 나를 조른다. 나는 우리 집 내 문패 앞에서 여
간 성가신게 아니다. 나는 밤 속에 들어서서 제웅처럼 자꾸만 감해 간다
식구야, 봉한 창호(窓戶) 어디라도 한구석 터 놓아 다고. 내가 수입(收入)
되어 들어가야 하지 않나. 지붕에 서리가 나리고 표족 한데는 침(鍼)처럼
月光이 묻었다. 우리 집이 앓나 보다. 그리고 누가 힘에 겨운 도장을 찍나
보다. 수명(壽命)을 헐어서 전당잡히나 보다. 나는 그냥 문고리에 쇠사슬
늘어지듯 매어달렸다. 문을 안열려고, 안 열리는 문을 열려고.
 
  -이상 시 '가정'모두
 
 
벌판한복판에꽃나무하나가있소. 근처에는꽃나무가하나도없소. 꽃나무는
제가생각하는꽃나무를열심으로생각하는것처럼열심으로꽃을피워가지고섰
소. 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에게갈수없소. 나는막달아났소. 한꽃나무
를위하여그러는것처럼나는참그런이상스런흉내를내었소.
 
  -이상 시 '꽃나무'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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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의 일을 하면서 겪는 당황스러운 일의 하나가 소매치기나 도둑을 잡게되면 그들과 대면하여 처리하는 문제이다. 이들을 대하면 소매치기의 경우는 경찰에 바로 연락을 하여 잡아 넣지만, 물건을 훔치는 이들은 나름대로의 판단과 이해가 필요로 한다. 요즘에 느끼는 황당함은 의외로 죄를 지은 이들의 당당한,,, 죄를 뉘우치지 않는 태도 이다.
 
-사례1; 식사를 하고 상가로 들어서는데 학생같이 생긴 아가씨가 "후다닥", 뛰어 나온다. "잡아라!" 하는 소리에 쫒아 가니 앞에 오는 버스의 문을 두드리고,,, 운전사와 손님들은 눈이 휘둥그레 쳐다보고, 내가 가까이 가자 차도로 뛰어든 것을 잡아 왔다. 쥐고 있던 가방 안을 보니 옷을 하나 훔쳤다. 가방속에는 책 몇권과 생리대도 나온다. 그것을 뒤져 내는 나를 보곤 이를 악문다. 보고 쫒아온 한 여학생,, 그런 친구가 아니라며,,, 한번만 봐주세요, 한다. 고등학교 2학년,,, 그저 울기만 한다,,,,,
 
-사례2; 52세의 아줌마, 얼굴도 낯이 익다. 수입주방용품 파는 곳에서 자꾸 말을 시키다 바쁜 틈을 타서 '수입도마'를 그냥 들고 나오다 근무자에게 붙잡혀 왔다. 가방을 열어 보니 옷이 3벌,,, 비닐 쇼핑백에도 옷이 들었다. 카드로 샀다는 말에 지갑을 뒤져 용지를 대조해 보고 전체적으로 맞쳐보니 대체로 말이 맞다. 신분증을 카피하고 남편이나 경찰에 전화를 해서 조회를 해서 '전과'가 있는지 알아야하니,,, 신분 확인을 위해 전화를 하려하니 무릎을 끓고 빌기 시작한다. 휴대폰에는 남편과 아들의 전화번호가 찍혀 있다. 경찰에 안가려면 보호자라도 연락을 해야 한다하니,,, "내가 순간적으로 미쳤었나 봐요,,,"하며 빌고 빈다. 아들만 둘이라는 아줌마,,,, 주위를 오가는 상가사람들은 그냥 경찰을 부르라는데,,,,
 
-결국에는 앞에 학생도, 어제의 52세 아줌마도 나름대로 내부 처리하고 용서 해 주었지만,,, 그 순간에,,, 간음한 여자를 예수앞에 데려와 '율법에 따라 이 여자를 어찌해야 합니까? 돌로 쳐야 하지 않습니까??' 하고 묻던 사람들이 생각나고,,, 그때 예수는 땅에 무언가 쓰다가 "너희 중에 죄 없는자가 돌로 치라" 하시니 하나, 둘 ,,, '모두' 사라져,,, 예수는 무언가 또 땅에 쓰시다가 여인에게 "가라, 하시고 다시는 죄짓지 말라!" 하셨다 던가,,, 그때에 예수는 돌로 여자를 치기를 원하는 자들 앞에서 말없이 '무언가' 쓰셨다는데,,, 내가 예수의 입장 이라면 무어라 썼을까???................................... " 지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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