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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수염

몽타즈.









누군가 열어놓은 문

누군가 닫아버린 문

누군가 앉았던 의자

누군가 쓰다듬은 고양이

누군가 깨물어버린 과일

누군가 읽고 난 편지

누군가 넘어뜨려 놓은 의자

누군가 열어 놓은 문

누군가 아직도 달리는 길

누군가 헤쳐 나가는 수풀

누구나 몸을 던지는 강

누군가 죽은 병원


 
    - 쟈끄 프로베르 시 '메시지'모두










"악처라도 있는게 낳다" 시골집에 다녀와 자조섞인 내말에 마눌님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데,, 일, 월 화,수,목... 
단 4 일을 있었을 뿐인데,, 음식냄새로 인한 부작용으로 거의 식사를 못한 채 닷새째에 탈출하듯 시골집을 나서고
말았다. 왜 그리도 묵은 냄새가 싫은지,, 시골집에 있는 냉장고의 묵은 냄새나 묵은김치,, 심지어는 장모님이 끓여
놓고 가신 된장국 까지,, 심한 구토로 제대로 손도 대지 못하고 마을 초입에 있는 퇴비장에 모두 버리고 말았다.
1시간 여를 기다려 공용버스를 타고 조금 큰 '창리'로 나오니,, 스프만 끓여마신 속이 짰던지 음료만 마시게 된다.
청주 터미널에 도착하니,, 허기가 밀려 오는데 분식집 몇집을 기웃 거리다 70 이 넘으신 어머니 또래의 아줌마가
장사하시는 스넥으로 들어가 비빕국수와 칼국수 사이에 망설이다. 칼국수를 시킨다. 제대로 시골의 맛이 나는 국수,
국물을 수저로 떠 먹다가 생각 해 보니,, 나흘간 제대로 밥한그릇을 비운적이 없다. 집으로 복귀하다 들른 친구 왈
"볼도 야위고, 검어지고, 다크써클도 생겼다" 라는데,,, 입맛이 없어서 시골집 텃밭에 심어놓은 상추나 고추,오이를
따먹으면 싱싱하고 입맛도 돌리라 했는데,, 입맛이 더욱 민감해 졌다.

  - 금요일, 마눌님이 멀리 강화까지 회식이 있어 늦는 관계로 내가 일찍 돌아와 시험중인 아이들을 챙기길 바란다.
고 2와 중 2,, 아직은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민감하게 느끼는 나이,, 여행가방을 해체하여 정리하는 중에 아이들이
돌아왔다. 저녁을 챙겨주고 설겆이를 하고,, 마눌님이 돌아오고,, 모두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 사람들의 관계란
특히 가족이란 관계란 더 더욱,, 자기희생이 없으면 유지가 힘들다는 생각을 다시 한다. 내 한계를 알리고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하고,, 어찌보면 당연한 자신이 할일들이 서로에게 미루어져 이를 외면하지 못하는 나는 부득이 다시금 
이야기 한다, 아빠가 힘에 부쳐 이제는 대신 해 줄수 없다고,,,, 부모는 자식에게 가능하다면 '무엇이든' 주고 싶지만,,
아이의 성장에 따라 자립심과 스스로를 돌보는 법도 생활에서
가르쳐야 한다. 내가 건강이 나빠지니,, 아이들이 이해해
주리라 믿고 조금씩 그시기를 앞당기며 가르친다. 아이들은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며 매 삶의 순간마다 힘과 용기를 주는데,
때로 나는 "아이들에게 남겨줄 것이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면 두려운 마음이다.


성숙하고 지혜로운 여인으로 성장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