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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등불 하나 켠 이 밤에...


등불하나 켜고 걸어가는 이 밤길에.... 얼리
조회(516)
이미지..,love. | 2007/10/22 (월)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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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와 생각 합니다
바위가 山門을 여는 여기
언젠가 당신이 왔던 건 아닐까 하고,
머루 한 가지 꺽어
물 위로 무심히 흘러보내며
붉게 물드는 계곡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하고,
잎을 깨치고 내려오는 저 햇살
당신 어깨에도 내려앉았으리라고,
새삼 골짜기에 싸여 생각하는 것은
내가 벗하여 살 이름
머루나 다래, 물든 잎사귀와 물,
山門을 열고 제 몸을 여는 바위,
도토리, 청설모, 쑥부쟁이뿐이어서
당신 이름뿐이어서
단풍 곁에 서 있다가 나도 따라 붉어져
물 위로 흘러내리면
나 여기 다녀간 줄 당신은 아실까
잎과 잎처럼 흐르다 만나질 수 있을까
이승이 아니라도 그럴 수는 있을까.
 
 
  -나희덕 시 '시월'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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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남자에게 독서와 식욕의 계절이라는데,,, 독서나 입맛 보다도 요새는 피곤이 몰려온다. 그렇다고 잠을 자면 되는데,, 피곤하여 몸을 뉘이면 짧게 잠을 자고는 금방 깨고마니,,, 깊이 잠을 자지 못한다. 어제는 무섭다는 공포영화 1408을 dvd로 보면서 화면에서는 소리를 지르고 음향은 쾅쾅 대는데 깜박 잠이들고 말았으니,,, 예전에 007 최신 시리즈 영화를 보면서 깜박 졸아서 007팬인 동생의 핀잔을 듣기도 했는데,,, 나에게 가을은 휴식을 필요로 하는 계절인 듯 싶다. 요 며칠을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일을 처리 했더니 어깨가 딱딱해지고 목이 결려서 결국에는 파스로 어깨와 목을 도배하고 잠을 잤더니 아픔이 조금 가셨으나 계속된 집중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획했던 일들이 순조롭지가 않은지라,,, 피곤했던 모양이다.
 
-할일도 없이 바쁘기만 했던 마음탓에 머리도 산발한 채 광인처럼 휘날리며 다녔는데,, 머리도 자르고 집에와 샤워를 하고 어수선한 서재의 책들도 정리하고 9시 뉴스도 보지 못한 채 이불을 깔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이들은 토요일이라 tv로 이것저것 보고픈게 많았던 모양인데 한곳에 모여서 세모녀가 조용히 문을 닫고 tv를 본다.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운 몸,,, 문득 눈을 뜨고 깨어나니 조용하고 어두운 깊은 밤. 많은 시간을 잔것 같은데 am01;15분.... 보일러를 틀고 잠이 들었더니 집안은 기분이 좋을 정도로 훈훈한데 나는 땀에 흠뻑 젓었다. 이리뒤척, 저리뒤척,, 몸을 뒤척이다가 apt의 베란다의 밖으로 어두운 길을 달리는 자동차의 불빛을 바라본다. 모두가 잠든 야심한 밤에도 저처럼 밤길을 달리는 사람들이 있고,, 나는 이 밤에 깨어 있다.
 
-'기다림'은 고통인데,,, 왜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말을 우리는 잘쓰는 것일까?!,,, 우리의 인생이 기다림 자체이기에 그것에 대면하는 우리의 자세에서 아름다움을 찾자는 것이겠지. 인생에서 무엇보다 '기다림'에의 모습에 '잘 하고' 싶다던 친구가 생각난다. 16년전의 모습 그대로에서 내 기억에 멈춰진 얼굴과 모습은 어떻게 변화 되었을까? 우정과 사랑은 서로를 비교하지 않는 것인데,,, 나름대로 삶에서 아픔을 느끼며 좋지않은 모습을 감추던 친구,,, 지금은 어디에 사는지 불현듯 보고 싶은 대학때의 알바이트 친구,,, 욱이. 캐나다로 가족 모두가 떠나버린 친구도 생각나고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심야에 많지 않은 친구들의 소식이 그립다. 새벽은 찾아 올것이고 새 날은 또다시 시작되리니,, 조용히 원두를 진하게 내리고 요즘 다시 읽고 있는 "침묵의 세계'를 다시 펼친다. 오늘은 일요일,,, 날이 곧 밝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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