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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동네 공원에서,,


시냇물 공원을 맨발로 걸으며..... 얼리
조회(530)
이미지..,love. | 2007/10/14 (일)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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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묻은 감자를 씻을 때는
 
하나하나씩 따로 씻지 않고 한꺼번에 다 같이 씻는다
 
물을 가득 채운 통속에 감자를 전부 다 넣고
 
팔로 힘껏 저으면
 
감자의 몸끼리 서로 아프게 부딪치면서 흙이 씻겨 나간다
 
우리가 서로 미워하면서 서로 사랑하는 것도
 
흙 묻은 감자가 서로 부딪히면서
 
서로를 깨끗하게 씻어 주는 것과 같다
 
나는 오늘도 물을 가득 채운 통 속에
 
내 죄의 감자를 한꺼번에 다 집어넣고 씻는다
 
내 사랑에 묻어있는 죄의 흙을 제대로 씻기 위해서는
 
죄의 몸끼리 서로 아프게 부딪히게 해야 한다
 
흙 묻은 감자처럼
 
서로의 죄에 묻은 흙을 깨끗하게 씻어주기 위해서는.
 
 
 
 
  -정호승 시 '감자를 씻으며'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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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 시냇물공원을 한바퀴 돌다가 신발을 벗어 들고 지압길을 오고 간다. 발 바닥에 눌러지는 짜릿한 아품... 인적이 드믄 아침에 드문드문 운동하는 사람들,, 주공에서는 관상수에 신경을 쓴듯 하늘로 치솟은 소나무 세그루가 하늘을 향해 높게 팔을 벌린 모습이 가을하늘과 어우러져 상쾌하다. 동네를 가로질러 7단지와 새로이 조성된 식당가로 들러서 해장국으로 아침을 간단히 먹고 네댓 불록을 돌아가니 온몸에 땀이 흐른다. Apt의 곳곳에서는 운동하는 사람들,,, 활기차게 소리도 지르며,, 애기엄마 대신에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와 잠든 아이를 사이드에 두고 운동도 하는, 하늘을 날으는 셔틀콕의 흰깃이 상쾌하게 솟는다. 잠시 벤치에 앉아서 땀을 식히고,, 집으로 향하니 11시가 넘었다. 집에 들어서서 집의 모든 창을 열고 환기를 시키고 청소를 한다. 누구는 마음이 복잡할 때는 이를 딱는다는데,,, 나는 먼지를 씻어내고 곳곳의 묶은 때를 딱아냄이 좋다.
 
-맑고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 명쾌함이란 간단하며 명료한 것인데,,, 삶을 지탱하는 맑음이란 강인한 기운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고뇌는 아품과 기쁨을 동반 한다. 언젠가 사찰의 동안거에 참여하여 서로 2인 1조가 되어 서로에게 1008 배를 한배 한배 하는데,, 흐르는 땀에 온몸이 젖으며 눈과 마음도 따라서 젖어서,,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던 기억이 있다. 아득한 기운속에 자세를 바로 하고 절을 받는 상대의 모습이 흐려져 희미하게 미소짓는 부처로 보이는데 우리는 서로를 마주 보며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고 있었다. 말고 밝은 삶을 지향 하는데서 오는 깊은 고뇌와 짙은 아픔.... 사람은 나이를 더하면서 세월의 때를 묻히지만,,, 순수한 삶을 갈망 한다고 믿는다. 나이를 많이 더할수록 어린애 같이 철이 없어짐은  이런 '아이러니'의 슬픈 모습이라 본다. 마음을 졸이지 않고 편안하게 '나'를 바라보며 살기로 한다. 나에게 욕심 내지 않듯이,, 상대에게도 욕심 부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문득, 역경의 한구절이 생각났다. 다시 반성하는 하루.....
 
 
 
*단순한 말을 복잡하게 말하는데는 '지식'이 필요하고,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말하는데는 '수준'이 필요하다.
 
 
                    -역경, 계사상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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