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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점심.


산채 비빔밥을 먹으며.....
조회(561)
이미지..,love. | 2007/10/11 (목)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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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놀러와 목련 그늘이 좋아
꽃 지기 전에 놀러와
봄날 나지막한 목소리로 전화하던 그에게
나는 끝내 놀러가지 못했다
 
해 저믄 겨울날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나왔어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는 못 들은 척 나오지 않고
이봐, 어서나와
목련이 피려면 아직 멀었잖아
짐짓 큰소리까지 치면서 문을 두드리면
弔燈 하나
꽃이 질 듯 꽃이 질 듯
흔들리고, 그 불빛 아래서
너무 늦게 놀러온 이들끼리 술잔을 기울이겠지
밤새 목련 지는 소리 듣고 있겠지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
그가 너무 일찍 피워올린 목련 그늘 아래로.
 
 
  -나희덕 시 '너무 늦게 그에게 놀러간다'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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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를 길게 기르고 묶은 여자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라고 느낀다, 왠지 모를 '풍성함'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하여 영등포구청에 일을 보고 만나기로 한 사람과 연락을 해 보니,, 다시 내일로 만나기를 원한다.정기 감사가 끼고 하여 시청에 나와 있다며 내일 다시 만나자는 것이다. 일을 부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쩔수 없는 법,, 내가 생각하는 정도의 시간을 투자 하는 일인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나름대로 한걸음씩 발걸음을 내딛어 본다. 시간을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는 11시 30분,,, 아침을 간단하게 먹는 나에겐 붐비지 않는 11시에서 12시 사이가 점심 시간이다. 사람이 많고 시끄러운 것 보다는 한적함을 좋아하는 내게 육교의 다리 건너에 원조 할머니 칼국수라는 간판이 보인다. 할머니라는 글자만 보아도 불효자이지만,, 어머니가 해주시던 국수가 생각나서 육교를 건너 허름하지만 세칸짜리 식당에 들어서니 정말 할머니만 세분이 주방에 계신다. 밖에서 보았던 먹고 싶었던 수제비는 메뉴판에 없고,, 10가지 정도의 메뉴에서 먹고 싶은게 없으니 밥을 먹자는 생각에 산채 비빕밥을 시켰다.
 
-밥을 시켜놓고 한 할머니에게 이곳에서 영등포시장이나 대방역중에 가까운 곳을 물으니 서로 가르쳐 주시다 다투신다. 서로 안좋으신 일이 있으셨던 모양인데,, 내 질문에 서로 자기가 옳다고 하시다 싸우시니,,, 심히 난감 하였다. 먹음직한 비빔밥에 반찬이 따로 6가지나 따라 나오고 콩나물국까지... 내가 좋아하는 계란말이에 무채,, 조미채,, 오이 무침은 비빕밥에 다 넣고,, 먹지 않아도 될 반찬 두개는 딴사람 주라고 반납하고,, 맛있다. 오래간 만에 입맛에 맞는 반찬에 밥도 조밥.. 반쯤 먹다보니 식사시간이 된듯 아가씨들이 3~4인씩 모여들고,, 이쪽으로 오면 다시 들리고 싶은 밥집으로 마음에 정하며 길을 나섰다. 요즘은 왜 수제비가 먹고 싶을까?! 국민학교, 중학교시절 하루에 두끼를  수제비로 때워 물릴만도 한데,, 나는 여전히 길가에 수제비집이 보이면 다른 메뉴 보다도 그것에 끌리니, 요즘은 조금 피곤하다고 느껴서 일까? 뜨끈하고 얼큰한 수제비를 한그릇 그득히 먹으면,, 왠지 허전한 마음이 채워지며 따뜻해 질것 같다. 바보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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