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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숲에 들다

여름의 달력 / 하 재연




초록색 사과를 깨물던 내가 있고
사과를 네 쪽으로 갈라서 깍기를 좋아하던 당신이 있고

나는 구름이 변하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구름의 발목이 사라지는 광경을 바라본다
발목이 발목을 데리고 가는 순간에,
당신의 전화가 울린다

여름의 구름은 대기의 규칙을 따른다
오른발을 먼저 내미는지 왼발을 먼저 내미는지
하얀 선 앞에 서보고 싶었는데,
멀리서 시작된 누군가의 달리기

당신의 자동응답기는
여름의 목소리만 담고 있다
그리고 당신의 달력은
월요일부터 시작된다

구름과 초록은 대기로 스며들고 사라지고
내 여름의 달력은 일요일부터 시작된다.

-하재연 시 '여름의 달력'모두

 

 

 

 

*여름답게 무덥고 비도 많이오고 습기도 많고 ,,그런날들 속에 서서히 지쳐가는 요즘 입니다 . 침체된 경기의 여파로 바쁘게 움직이지만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아 삶의 깊은 내공이 필요한 하루 하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 올 여름휴가는 번거롭지 않은 조용하고 시원한 곳에서 아무런 계획없이 밀린 잠이나 푹 자고 싶습니다. 잠들수 있다면...써야 할 글도 읽어야 할 책들도 그리운 벗들도 마음에 있지만 그저 쉬고 싶으니 내게도 여름 휴가는 꼭 필요한 모양입니다. 무더위와 장마에 지치지 마시고 모두들 건강들 하시 길 기원합니다! 도(道)를 딱는 심정... 요즈음은 도인이 된듯이 살지 않으면 미칠것 같이 '스트레스'가 밀려옵니다. "마음을 비운다" 하는 도인같은 말들이 일상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일상어가 되었습니다. 모두가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삶의 스트레스를 골고루 느끼는듯 싶습니다. 모두들,, 제 스스로에도 "화이팅!" 을 외치는 오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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