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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숲에 들다

뭐라카노, 뭐라카노..., 아, 어머니.

뭐라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뭐라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면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라카노 뭐라카노
썩어서 동아밧줄은 삭아 내리는데

하직을 말자, 하직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라카노 뭐라카노 뭐라카노
니 흰 옷자라기만 펄럭거리고.....

오냐, 오냐, 오냐.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이승 아니면 저승에서라도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라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음성은 바람에 불러서

오냐, 오냐, 오냐.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 박목월 시 ‘이별가’ 모두





* 나이를 먹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 하지만 나이를 먹어서 많이 아프고 정신을 놓는 것은 너무나 슬픈 일이다. 내가 잘못했을 때 “뭐라카노! 뭐라카노? 이 놈의 자식이!” 하고 꾸짖던 부모님의 꾸중이 그립다. 어머니,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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