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숲에 들다

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정호승 시 ‘수선화에게’ 모두


 



* 나이를 더 한다는게 외로움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란 생각을 해 본다. ‘이순’도 되지않은 나이에 웃는사람도 있을 수 있으나,, 요즘 세상에 나이에 맞춰서 무엇을 느낀다 하는게 덧없다 느껴지는 요즘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최선의 삶을 살아야 한다. 고귀하거나 미천하든,, 빈부나 나이 차이를 떠나서 사람은 절대적으로 외롭다는 생각이다. 주위를 보면,, 쉽게 사람에게 다가가 사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그래도 덜 외롭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세상을, 사람을 믿지 못하고 천성적으로 나누지 못하는 삶들이 아프게 다가온다. 세상의 삶이란 짐은 말하고 나누면 조금은 가벼워 질 수 있지만,, 홀로 감당하기에는 각자의 그 무게란 헤아릴 수 조차 없다.

우는 것도, 웃는 것도,, 만지고 포옹하고,, “사랑하다”라고 말하는 것도 인색해지는 나이가 되었다. 아직도 재고, 계산해야 할 것이 나에게 남아있는 것인지?!.... 이 지금의 자리에서 깨닳는 하나는 “초심은 언제나 진리”라는 깨달음. 사는 일에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항시 삶의 암초에 부딪치면,,, 내 삶의 초심을 되새기곤 한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프다” 했던가? 주위에 아프고, 삶에 힘이 드신 시우들이 있다면 한번 ‘찐하게’ 울고 힘을 내시기 바란다. “하느님도 외로워 눈물을 흘리신다”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