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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火.


모닥불을 피우며 - 모닥불을 밢으며,,,
조회(345)
이미지..,love. | 2006/10/07 (토)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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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도 오랑캐꽃이 피었습니다
쑥부쟁이 문둥이풀 바늘꽃과 함께
피어나도 배가 고픈 오랑캐꽃들이
산동네마다 무더기로 피었습니다
리어카를 세워놓고 병든 아버지는
오랑캐꽃을 바라보며 술을 마시고
물지게를 지고 산비탈을 오르던 소년은
새끼줄에 끼운 연탄을 사들고
노을 지는 산 아래 아파트를 바라보며
오랑캐꽃 한 송이를 꺽었습니다
인생은 풀과 같은 것이라고
가장 중요한 것은 착하게 사는 것이라고
산위를 오르며 개척교회 전도사는
술 취한 아버지에게 자꾸 말을 걸고
아버지는 오랑캐꽃 더미 속에 파묻혀 말이 없었습니다
오랑캐꽃 잎새마다 밤은 오고
배고픈 사람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이
산그늘에 모여 앉아 눈물을 돌로 내려 찍는데
가난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 함께 가난을 나누면 된다는데
산다는 것은 남몰래 울어 보는 것인지
밤이 오는 서울의 산동네마다
피다 만 오랑캐꽃들이 울었습니다.
 
 
  정호승시 '기다리는 편지'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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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이른아침, 베란다 문을 열고 가로등에 길따라 빠르게 달려가는 자동차의 불빛을 본다. 누굴까? 이른시간 아직도 차를 달려 부모님께 오고 있는 것일까? 아버지가 살아 계실적에 아버지가 요양하고 계신 작은매형댁에 밤을 새워 고속버스를타고 익산까지 내려가고는 했는데,,,, 깡마르고 건조한 미소의 아버지대신에 이제는 집에서 차례를 지낸다. 먼저 청소기를 돌려 먼지를 털어내고 식구들을 깨워 방들을 정돈하게 하고 아파트의 문들도 모두 열어 쉽게 들어 오시게 준비를 한다. 걸레를 빨아 다시한번 거실을 딱아내고,,,, 상을 차린다. 동생과 어머니도 오시고 9시에 차례를 지낸다. 먼저 동생과 내가, 어머니가, 그리고 며느리와 딸들이 차례로 절을 한다. 향 내음이 진하게 골고루 온 집안에 넓게 퍼진다.
 
-오후에는 공덕동에 사는 처가로 방문을 했다. 큰 처남은 춘천의 장인댁에 갔고, 학원하는 작은 처남이 와 있다. 학원강사로 있다가 자신의 학원을 차려서 서울의 두번의 부침이후,,, 일산에서 '학력발전소'란 이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자신의 학원을 자리잡기 위해 50time, 60time,씩 강의를 하고 돈을 버는 쪽쪽 학원에 재투자를 하더니,,, 이제는 건물의 한층을 다 학원으로 쓰게 됐다며 자랑스러워 한다. 그전에는 영어 선생으로 와 달라 하더니, 이제는 3년 정도 논술이 제일 큰 시장이라며 논술강사를 해보자고 난리다. 아는 친구에게서도 논술강사 얘기를 듣던 터라 시장성이 있다는 얘기는 알고 있지만,,, 친인척끼리의 사업을 꺼리는 나는 생각해 본다는 얘기만 해 주었다. 내 일도 있고, 내년 3월이후의 일의 진행방향을 보며 나름대로 준비를 해야 할 듯 싶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어렵고, 힘들다. 지식의 전달 만 이라면 그렇게 힘들것도 없지만,,, 내 아이들같고, 동생들 같은 아이들,,, 예전에도 학원강사를 얼마간 하며 서로에게 몰두 했던 힘들었지만 보람있었던 시간들,,, 공부는 자신이 노력한 만큼 대답이 나오는 정직한 게임이다. 허나 나의 지식과 열정마저 고스란히 전해져야 성과를 맺는 힘든 노동이 또한 공부이고, 교육인 것이다. 받는 입장의 사람은 금방 안다. 상대방이 얼마나 준비를 했고 이사람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밤거리를 달려 집으로 돌아 온다. 올림픽도로로 집으로 향하는지,,, 차들이 서로 속도를 높인다. 거리를 질주하는 헤드라이트 불빛속에서 나 또한 하루를 접는다. 피곤 하지만 가족들의 정을 느끼며 서로에게 한걸음씩 다가가는,,, 사람들은 연륜을 더 할수록 가까워 진다는 것이,,, 서로에게 좀 더 솔직해 질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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