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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깐데

April, come she will,,,?!

 


 




 

보리암에 가면은
너에게로 갈 것을 망설였던 것 같은 門 두 개를 만난다
언제나 몸을 굽혀 너의 안으로 들어갔듯이
나는 고개 숙여 하나의 門으로 들어간다
내가 너의 안에서 영원히 나오기 싫었던 것처럼
오래도록 그 안에서 나오지 않는 세상 하나가
잠깐 나를 바라본다


보리암 쌍홍문에 들어서면은
네 눈동자 깊이 들어갔던 것 같은 동굴 두 개를 만난다
내가 너의 눈빛 속에 한없이 머물고 싶었던 것처럼
창세부터 나를 기다렸을 것 같은 세상 하나가
가슴 저리도록 나는 그립다
슬프고 외롭고 환한, 너와 나의 세상을 만나
나는 그곳에서 이렇게 나오려하지 않는구나


남해 금산 보리암에서 돌아올 때는
자꾸 들여다보고 싶은 거울 하나를 남겨두고 온다
한 번도 거울 바깥으로 나온 적이 없는
백발의 소녀가 영원히 나를 바라보고
거울 속 여인의 터널 같은 눈빛이 나를 붙잡는다
세상 밖으로 나가는 네 뒷모습 닮은 거울을 남겨두고
그 속에서 영영 나오지 않는 여인을 남겨두고
사랑하는 너를 남겨두고
나는 이렇게 서둘러 보리암을 내려가는구나

 

   - 김혜옥 시 '슬프고 외롭고 환한 세상' 모두 







- '세상일'처럼 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있을까?!.... 이리저리 어긋나고 계획에서 벗어나는 일들을 붙이고, 정리하며 '올레길'을 준비한다. 세금도 내고, 관리비, 운영회비... 내일이면 2월이 되는구나! 2/4일이 立春이다. 계절은 봄이 성큼 다가 오건만 서울엔 함박눈이 "펑~ 펑~" 쏳아졌다. 100년만의 불경기라고 어디선가 얘기 하던데,, 정말 이대로 간다면 문 닫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할 듯 싶다. 이것저것 쓸곳을 줄이고 절약하며, 나름대로 안배하는 자세가 절실한 요즘이다. 이리도 어려운데,, 제주 올레길을 떠난다는 내 모습에 말들이 많지만,, 어려웁고 힘들수록 '돌아가는 자세'는 중요 하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시간 속에서 '나 스스로'에게 투자하는 시간만큼 값진 투자가 어디 있겠는지. 시간도 없고 올레길은 전체적으로 5군데가 남았는데,, 이번에는 18코스와 19코스를 계획하고 있다. 시간이 빠듯하여 두군데 다 완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무리 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2/5일 Am11;40 비행기이니 첫날에 시간의 배분이나 적절한 거리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 바쁘게 다니면 19km 남짓의 거리는 5시간 정도면 완주할 수 있으나 그리하면 '간세다리'의 원칙에 어긋나고 제대로 된 사진도 찍을 수 없겠지,,, 다음날에 18코스를 더 하더라도 올레길을 즐겨야 하겠지, 2/6 일은 '바우네' 선배 댁에 예약을 했으나 2/5일의 숙박이 문제다. 오후 늦게 유정모텔에 방이 있으려나?!,,, 뭔 수가 있겠지.

이번 올레길은 잘 쉬고, 즐기고 싶다. 피곤한 나에게 휴식을 주고 싶다. 완전히 긴장을 풀고 길을 즐길수 있을런지? 덕순이를 손질하고, 밧데리를 충전하고 예비킷을 점검하며,,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러 가듯 가슴이 셀레임을 본다. 가자, 제주 올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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