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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깐데

안녕.


   







온몸이 텅 

종이코끼리를 타고 길을 걷는다

아기부처님을 태우고 묵묵히

연등행렬을 따라가던 종이코끼리 한 마리

코가 잘려나간 채 종로 뒷골목에 버려져 있어

코 없는 종이코끼리를 타고 길을 걷는다

아직 남아 있는 살아가야 할 날들을 위하여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부는 날 새들이 집을 짓듯이

폭풍우가 가장 강하게 몰아치는 

이 순간의 너와집 한 채 지어 불을 지핀다

버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으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버려야 하므로

온몸이 텅 빈 흰 종이코끼리 한 마리 불태워

한줌 재를 뿌린다.

 

 

   정호승 시 '종이코끼리' 모두

 

 

 

사람이 사람들과 더블어 살다보면 이해 관계에 감정이 얽혀서, 소위 흔하게 이야기하는 '오해' 라는것을 하게 된다. 이것이 저절로 풀리거나 '이해'가 되면 다행이지만,, 이도저도 아니고 단단히 오해하여 홀로 상대에게 '벽'을 쌓는다면, 그 벽이 덧 쌓여 성을 이루었다면,, 아프지만 사람도 버려야 한다. '버린다' 하는 의미가 기껏해야 나에게는 전화번호를 지우고, 마음속에서 지우기 위해 애를 쓰는 정도이나, 스스로에겐 내가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던 때가 있어, 하늘이 사람들에게 당하면서 그 아픔을 배우라는 뜻이라고 스스로를 위로 한다. 많이 힘들었지만 두사람을 떠나 보내고, 어깨와 팔을 외국인 처럼 어색하게 한번 "으쓱" 하니 올리고 미소 할 수 밖에... 심연(深淵) 이라는 것은,, 깊은 못 이나 바다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속에 존재 한다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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