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와 사는 이야기

4월의 시 - 김 동환 시인




북청(北靑) 물장수    김동환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쏴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수를 부르면
그는 삐걱삐걱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져 버린다.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 물장수.



산 너머 남촌에는    김동환

1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南風) 불 제 나는 좋대나.

2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불 제 나는 좋데나.


3
산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를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 오는 가는 노래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웃은 죄/김동환


지름길 묻길래
대답했지요.

물 한 모금 달라기에
샘물 떠주고,그러고는 인사하기
웃고 받았지요.
평양성에 해 안뜬대두
난 모르오,웃은 죄밖에.



봄이오면 김동환 작사 김동진 작곡


봄이오면
산에들에 진달래피네
진달래 피는곳에 내마음도 피어
건너마을 젊은처자 꽃따러오거든
꽃만말고 이마음도 함께따가주
봄이오면 하늘위에 종달새우네
종달새 우는곳에
내마음도 울어
나물캐는 아가씨야
저소리듣거든 새만말고
이소리도 함께들어주
나는야 봄이되면 그대 그리워
종달새 되어서 말 붙인다오
나는야 봄이되면 그대 그리워
진달래 꽃되어서 웃어본다오



- *가객의 노래를 좋아 한다. 이십여년 전에 장사익 선생의 소리를 듣고 팬이 되었고 CD를 4집 까지 구입하여 들었다. 그전에 이 광석이나 이광조, 최백호 같은 가수들의 노래를 좋아 했고, 양희은 이나 박강수, 박인희 같은 꾸미지 않은 목소리가 좋았다. 심금을 울린다고 하나?!…, 노래와 가수가 딱 맞아 떨어지는 그 느낌이 좋았던것 같다.

최근에 마눌님과 아이들이 번갈아 동행 여행를 다녀와 나에게 열흘씩 이십여일 홀로 생활(?!)을 해야 했다. 하루 하루를 단순화하고 주어지는 시간에 책을, 음악을 되짚어 읽고 들었다. CD. TAPE 을 골라내고 먼지를 딱아내며 오래된 오디오기 도 깨끗하게 손질을 봤다. 음반을 한장 한장 고를던 때의 감정이 소중했던 기억들이 새롭게 떠오르는,, 지금이라도 내가 풀레이 해 주지 않으면 그 소중함이,, 새롭다.

젊어서는 시간이 있어도 돈이 없어 못하는 것이 많아 서글펐는데, 이 나이에는 돈이 있어도 내게 시간이 많지 않아 서글프니,, 인생이 뭐 그런 것이겠지. 몽울이 이고 활짝피는 꽃들을 보니 인생에 주어지는 계절들이 , 아직도 피부에 와 닫는 세상일의 온도 차이가 새삼 고맙다. 이제는 세삼 사람 앞에서 ’잘‘ 노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슴 속으로 홀로 부르던 노래를…,



* 가객(歌客): 가곡(歌曲)·가사(歌詞)·시조(時調) 등의 성악곡을 잘 부르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