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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거리

21살 시절 나를 사로잡은 책 ... "인간의 대지"






나는 이런 사람
나는 이렇게 태어났지
웃고 싶으면
그래 큰 소리로 웃고
날 사랑하는 이를 사랑하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매번 다르다 해도
그게 어디 내 잘못인가요
나는 이런 사람
나는 이렇게 태어 났는데
당신은 더 이상 무엇을 바라나요
이런 내게서

나는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태어났지
그리고 바꿀 것도 하나도 없지
내 발뒤꿈치가 너무 높이 솟았고
내 몸이 너무 휘었고
내 가슴이 너무 거칠고
내 눈이 너무 퀭하여도
아무리 그래도
당신이 그걸 어쩌겠어요
나는 이런 사람
나는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좋아
당신이 그걸 어쩌겠어요

결국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래 누군가를 사랑했었지
누군가 날 사랑했었지
어린아이들이 서로 사랑하듯이
오직 사랑밖에 할 줄 모르듯이
서로 사랑하고 사랑하듯이...
어째서 내게 묻는 거지요
난 당신을 즐겁게 하려고 이렇게 있고
그리고 아무 것도 바꿀 것은 없는데.



  -쟈끄 프로베르 시 '나는 이런 사람( je suis comme je suis )'모두



  
  




"대지는 우리들에 관해 온갖 책들보다도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대지는 우리에게 저항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장애물과 겨룰 때 자기가 드러난다. 그런데 이를 달성하는 데는 연장이 필요하다. 대패라든가 쟁기가 있어야 한다. 농부는 경작을 하는 동안 자연에서 어떤 비밀들을 조금씩 조금씩 파내고, 그래서 그가 밝혀 내는 진리는 보편적이다. 마찬가지로 항공로의 연장인 비행기도 사람을 온갖 묵은 옛 문제들로 끌어 넣는다.

내 눈앞에는 언제나 나의 아르헨티나 행 비행 첫날밤의 영상이, 여기저기에 드문 드문, 등불만이 별처럼 반짝이던 캄캄한 밤의 영상이 아롱거린다.

그 하나하나가 이 어둠의 대양 속에서 인간 의식의 기적을 신호하고 있었다. 이 집에서는 혹은 책을 읽고, 혹은 생각에 잠기고, 혹은 속내 애기를 되뇌이고 있었다. 또 딴집에서는 아마도 공간 재기에 애를 쓰고, 안드로메다 좌의 성운에 대한 계산에 골몰하고 있었으리라. 저기서는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띄엄띄엄 그 불들은, 저마다의 양식을 찾아 들에 반짝이고 있었다. 가장 차분한 등불인 시인의 등불, 교원의 등불, 목수의 등불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이 살아있는 별들 중에는, 또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잠들어 있었을까,,,,,.

서로 어울어지기를 꾀해 보아야 한다. 들에 띄엄띄엄 타오르고 있는 그불들 중의 몇몇하고 소통하도록 힘써 보아야 한다."


      -생택쥐페리 작 '인간의 대지' 서문 모두.  




-군에서 제대하고 4학년에 복학을 했을무렵 2학년 시절부터 전공도 아니면서 청강 하곤 했던 불문과의 수업교재는 생택쥐페리의 '인간의 대지' 였다. '어린왕자'부터 '남미우편' '전시 조정사'등 좋아하는 작품이 많았지만,, '인간의 대지(땅)'은 "대지는 인간에게 저헝한다"하는 서문의 귀절부터,, 가슴에 와 닿았다. 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시절,, '블란서 문화원'에 들러서 까페에서 300원짜리 원두커피도 마시고, 500원짜리 '블란서 영화'도 자주보던,, '빛나던 젊은 날의 한 초상' 이였다. 독일어 보다는 불어가 재미있어서 '쟈끄 프로베르'의 시집을 가방 속에 넣고 다니며 틈틈히 번역 해 노트에 적어 놓고는 했었는데, 대학시절엔 정말 공부는 열심히 했었던 것 같다. 큰딸과 대학진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 녀석도 2년 후에는 '모교'로 진학을 원하는 듯 한데,,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지. 자식들이 자라서 모교로 진학하고 열심히 공부해 '동문'이 되는것도 '기쁜 일' 이리라 생각된다. 나도 이제는 나이를 먹는 느낌이 '선연 해' 진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