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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협주.


왼손과 오른손을 위한 협주곡 - "love"
조회(488)
이미지..,love. | 2007/09/28 (금)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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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스토리 - 일상

 
 
 
 
 
초록색 물통 가득
춤추며 일어나는 비누거품속에
살아있는 나의 때가
울며 사라진다
나는 참 몰랐었다
털어도 털어도 먼지 낀 내 마음 속
너무 오래 빨지 않아
곰팡이 피었음을
살아있는 동안은
묵은 죄를 씻어내듯
빨래를 한다
어둠을 흔들어 헹구어 낸다
물통 속에 출렁이는
하늘자락 끌어올려
빳빳하게 풀 먹이는
나의 손이여
무지개빛 거품 속에
때묻은 날들이
웃으며 사라진다.
 
 
  -이해인 시 '빨래'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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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이와 시골집 보은에 내려간 마눌님이 27일 아침에야 출발했다. 인천지역은 27일까지 쉬는 학교가 많다. 시험공부를 하는 아이와 이것저것 챙겨서 밥을 먹다가 중국집에서 짜장면에 탕수육이 먹고 싶다는 큰아이의 주문에 다이얼을 돌린다. 짙은색의 짜장면을 비벼주며 탕수육을 곁들여 소주를 한잔 마시니 큰아이의 눈길... 아이의 앞에서는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는데,, 십년이 넘게 병원에 다니며 약을 복용 하면서도 이른 오후에 술잔을 채우는 아버지의 쓸쓸함을 이해 하기엔 아직 어리다. 그릇들을 치우고 아이는 휴식을 취하며 MP3에 새로운 곡들을 다운받고,,, 나는 언제 떠날지도 모르는 가을여행을 위해 배낭을 정리해 본다. 침낭을 하나 사고 싶다. 청명한 가을산에서 작은 텐트를 치고 어둠짙은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보며 별 하나 하나를 헤아리다 잠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독신시절에는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정리가 안될때는 베낭을 메고 도봉산으로, 소요산으로 훌쩍 떠나 산속에서 별을 보며 잠들곤 했는데,,,
 
-책을 주문하기가 힘겹다. 읽고 보고싶은 책들은 쌓이는데,, 막상 사 놓고는 완독을 하지 못하는 책들이 쌓인다. 사람이 그리워 시(詩)를 읽는다는 말을 이해할까.. 알라딘에서 책을 주르륵 주문하여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보니,, 모두 시집이다. 제22회 소월시문학상 작품집을 비롯하여 8권... 시일이 걸리는 1권을 삭제하니 7권의 새책,, 9월 29일까지 도착이다. 문득 읽을 시들이 많아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든든해 진다. 아침에 일과을 점검하고 들러본 친구의 블로그에서 그림 한장이 눈에 든다. 가져와 걸어 놓고 보니 내 마음같이 싸아~한~~ 기분에 담배 한가치를 빌려 입에 물고 불을 붙여본다. 터지는 기침과 치솟는 눈물... 이제는 다시 담배를 피기에는 너무 시간이 흘렀다. 쿨럭쿨럭 잔기침을 해대며 바라보는 거리에는 흐리지만 활기찬 아침의 표정들.. 문득, 총각시절의 그때처럼 큰대야에 가득 이런저런 빨래를 넣고 깨끗이 빨래판에 문질러 빨래를 하고 싶다는 생뚱 맞은 생각, 옆방의 E대생 민정이는 아침이면 하얀바지를 빨아 널어놓고 학교로 가곤 했지. 순결하게 왠지 눈이 부시던 희디 희었던 바지,, 새롭게 시작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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