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는 이런 사람

한 눈을 감고 사는 세상.


카테고리 > 이미지..,love. (709) 본문 | 제목 | 사진 | 요약
한 '눈'을 감고 - 그럼에도 '세상'은 돈다.
조회(345)
이미지..,love. | 2005/11/26 (토) 16:07
추천 | 스크랩(2)



 
 
일찍부터 우리는 믿어왔다
우리가 하나님과 비슷하거나 하나님이 우리를 닮았으리라고
 
말하고 싶은 입과 가리고 싶은 성기의 왼쪽과 오른쪽 또는 오른쪽과 왼쪽에
눈과 귀와 팔과 다리를 하나씩 나누어 가진
우리는 언제나 왼쪽과 오른쪽을 견주어 저울과 비퀴를 만들고 벽을 쌓았다
 
나누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이 자유롭게 널려진 산과 들과 바다를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누고
 
우리의 몸과 똑같은 모양으로 인형과 훈장과 무기를 만들고
우리의 머리를 흉내내어 교회와 관청과 학교를 세웠다
마침내는 소리와 빛과 별까지도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누고
 
이제는 우리의 머리와 몸을 나누는 수밖에 없어
생선회를 안주삼아 술을 마신다
우리의 모습이 너무나 낯설어 온몸을 푸들푸들 떨고 있는
도다리의 몸뚱이를 산 채로 뜯어 먹으며
묘하게도 두 눈이 오른쪽에 몰려 붙었다고 웃지만
 
아직도 우리는 모르고 있다
오른쪽과 왼쪽 또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결코 나눌 수 없는
도다리가 도대체 무엇을 닮았는지를
 
 -김광규시 '도다리를 먹으며'전문
 
-----------------------------------------------------------------------------------------
 


 

 
- 11월 들어 두번째 모임,, 간만에 만나는 대학 친구들,, 모두 흰머리가 묻어나는 반백의 머리 또는 염색을 하여 항시 신사같은 모습,, 13명 밖에 없었던 여학생들은 단 5명이 나왔다. 가까운 조선호텔이라 나도 참석했지만 모두 왕성히 일할 나이, 시간 내기가 쉽지 않은듯,,
 
-간만에 유쾌한 모임이라서 일까 오래만에 만난 녀석(?)들과 부담없이 술잔을 부딫치다 보니 조금은 얼큰해 졌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모두 어려운 가운데 나름데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 세상을 달리한 친구도, 이혼한 친구도, 기러기 아빠인 친구도 사연이 절절하다.
 
-대학시절 계엄령으로 숱한 날을 술잔을 기울이며 울분을 토하던 친구들,, 시골에서 향토장학금에 어렵게 공부하다 시골로 올라갔던 친구들은 소식이 없다. 자취방 벽에 천원짜리를 붙여 놓고 하루에 천원씩 천원짜리 인생이라고 웃던 민우,, 아침에 하얀 면바지를 입고나가 저녘이면 세면장에서 벗어 빨며 내일 미팅 있다며 마를줄 모르겠다고 하던 앞방 경제학과 미정이,, 모두 보이지 않는다. 젊었던 얼굴들,, 언제 한번은 볼수 있겠지,,
 
-밤새 잠을 설쳐서 인가, 몇잔의 술에도 얼큰해 졌다. 자리를 옮겨서 한잔 더 하자는 친구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생업의 전선으로 돌아왔다. 여직원을 보내고, 일을 하면서도 마음은 착잡하다.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장상황속에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할일들이 많아졌다.
 
-2005년을 34여일 남기고 잠시 한박자쉬며 뒤돌아 본다. 학교의 잔디밭에서 찾아 헤메던 네잎크로바,, 옆에 널려있던 세잎클로바는 관심도 없었지,,네잎클로버가 "행운"을 의미 함만 알았지 세잎클로바의 "행복"을 외면 한채,,, 이제는 감았던 한눈을 마저 뜨고 세상을 바로본다. 벗들아 모두 건강하렴!
,,,
 
 
 
 
 
 
 
 

'나는 이런 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짐독.  (0) 2009.05.09
용서.  (0) 2009.05.09
크로키....  (0) 2009.05.07
그리운 '밥상 공동체'  (0) 2009.05.07
세상의 '중심'  (0) 2009.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