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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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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함' - 맺힘과 풀림
조회(279)
이미지..,love. | 2005/11/28 (월)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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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이발소 앞에 서서 참외를 깎고
 
목로에 앉아 막걸리를 들이켜면
 
모두들 한결같이 친구같은 얼굴들
 
호남의 가뭄 애기 조합빚 얘기
 
약장수 기타소리에 발장단을 치다 보면
 
왜 이렇게 자꾸만 서울이 그리워지나
 
어디를 들어가 섯다라도 벌일까
 
주머니를 털어 색싯집에라도 갈까
 
학교 마당에들 모여 소주에 오징어를 찢다
 
어느새 긴 여름해도 저물어
 
고무신 한 켤레 또는 조기 한 마리 들고
 
달이 환한 마찻길을 절뚝이는 파장
 
 
 -신경림시 "파장"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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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동창회모임을 1차만 마치고 사무실에서 일을 정리하고 퇴근 준비를 하는데 전화가 한통왔
다. 송 광식,,, 드디어 전화를 해왔다!!!  YTN 1층의 스타벅스에서 만났다. 15 년 만에 만나는 그친구
는 내가 그간 간절히 기도했던 그런 모습은 아니였다. 아직도 다소 생활에 쪼들리는 듯한 모습,,,
 
-15 년 전 그친구는 대학동창에 입사동창, 나보다 집안이 좋았던 친구는 대학시절 내게는 경제적으로
부유해 나에게 적잖은 도움을 주곤 했다. 결혼도 일찍해 학교 다닐때 부터 부러워 했던 친구 였는데,,
부서가 달라 소식만 듣다가 퇴사했다는 소식에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 받았나 싶었는데,, 나에게 갑자
기 나타나 돈을 얘기했고 친구의 모처럼의 부탁에 당시 주식을 통해 모아 놓았던 내 인생자금을 선뜻
빌려 주었었다. 그뒤로 소식이 없었고 물어, 물어 찾아간 녀석의 집은 엉망 이였다. 도박,,, 학교 다닐
때 언뜻 보았던 도박이 그의 인생을 잡아 놓은 것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말못하는 제수씨 앞에서 아
무말 못하고 주머니 돈을 털어 이불밑에 넣어주고 되돌아와 많이 힘들었다,,,
 
-어색한 웃음, 커피를 마시며 내 눈을 바로 보지 못한다. 꺼내 드는 봉투하나, 아무말을 하지 못한다.
난 다 잊었다고, 너와 나의 돈을 사이에둔 우정의 거리가 15년 이였냐고 되묻다가 울컥했다. 요번에
수능을 봤다는 아들이 시험을 잘봤다고 자랑한다. 후후 그래 아이들은 자라고 있구나,, 어색한 친구
의 태도가 마음에 쓰여 일어 섰다. 옛날 얘기고 나는 다 용서하고 잊었다고, 이돈은 그간의 마음의부
채지만, 나는 옛날에 다 받았다고 아들의 입학금에 쓰라며 물러 나왔다.
 
-마음에 '묵직'했던 무엇이 하나 내려 간듯,, 나는 나를 용서한 것이다. 15년의 세월동안 가슴에 품고
있던 인간에 대한 칼 하나를 막 버린 것이다. 비우고 산다고, 주위에 벗들에게 얘기했던 나는 '위
선'이였던 것이다. 내가 묶었던 마음의 끈을 이제야 스스로 풀며 웃어본다. 광식아 산다는게 뭔지 나
도 참 모르겠구나 부디 옛날의 밝고 자신감에 넘치던 네모습을 되찾으렴 아이들이 자라고 있지 않니
우리도 이제는 자신을 되짚어 봐야할 나이,, 너의 마음으로 나는 보상 받았다. 이제 너자신 다시 선
모습을 다음 동창회땐 정시에 나타나 떳떳이 보여주렴 1년 후가 기다려 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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