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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람

유기.


홍수염의 시 - 유기(遺棄)
조회(474)
이미지..,love. | 2007/01/30 (화)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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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쥬웰님의 작품 사진중 인용.
 
 
흰눈이
소리도 없이 땅을 덮던 날,
세종로 경복궁 벤치에
머리허연 노인 하나 앉아
말없이 웃고만 있다.
 
두툼한 새 마고자에 새 모자, 새 신,,,
"할아버지 여기 왜 계세요?"
"미, 미안 합니다"
"할아버지,,,"
노인은 대답한다.
"난, 배, 배가 고픕니다, 밥 좀 주세요"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리는
찬송가 소리.
 
고궁의 관리인, 방송 하며 한마디.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을 겁니다"
두어 시간의 정막,
정말, 아무도 오지 않는다.
관리실엔 새 옷을 쭉 빼입힌 아이 둘,,,
울다 지쳐 잠이 들고,,,
 
노인에게 난, 망설이다 손을 내민다
"전 갑니다"
"고맙습니다"
노인은 그저 입술을 벌리고 웃는다
행복한 미소?!
노인은 왜, 울지도 않는 것일까
난, 아무런 죄가 없어,
"미안 합니다"
"배, 배가 고픕니다, 밥 좀 주세요"
 
아아, 난 죄(罪)를 지었다.
나쁜 사람일 뿐이다 !!!
 
 
  -'유기(遺棄)'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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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에서 가끔가다 멍하니 앉아 있는 노인들을 보게 된다. 깨끗한 옷차림에 새모자, 새 신,,, 마지막으로 유기 하면서 버리는 한 애뜻함이라 보아야 할까???,,, 버려지는 아이들도 새옷에 새 신을 신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관리인이나, 경찰이 와도 세월을,,, 세상을 향해 욕을 하고 혀를 찰뿐 아무도 노인을 모시지도, 아이를 안고 집으로 갈수 없었다. 고려장 이란 단어가 생각나듯,,, 이 사회가 함께 따스히 안을 수 없는 현실앞에 나도 또한 죄인(罪人) 이였다. 2만달러의 시대를 살고, 북한으로 동포를 돕자고 수백만 달러를 퍼주면서도 우리는 자식을 버리고, 차디찬 지하도에서 박스를 깔고 잠을자는,,, 술에 취해 휘청이며 손을 내미는 이들의 촛점없는 눈을 보아야 하는 현실을 살고 있다. 아아,,, 난, 죄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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